극장가에는 하루가 다르게 신선함으로 무장한 신작들이 걸리고 있다. 이처럼 새로움의 바다에 살고 있는 영화 팬들이지만, 가끔씩은 옛 추억을 담고 있는 영화들을 다시 극장 스크린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 바람에 발맞춰 극장가에 ‘재개봉’이라는 축복이 내린다.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1927년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 D.(틸다 스윈튼)가 의문의 살인을 당한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바로 전설적인 호텔 지배인이자 그녀의 연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 그는 누명을 벗기 위해 로비보이 제로(토니 레볼로리)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사이 구스타브에게 남겨진 마담 D.의 유산을 노리던 드미트리(애드리언 브로디)는 킬러를 고용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찾는데...

지난 2014년 한국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다시 한 번 극장가를 찾았다. 할리우드 최고 비주얼리스트 웨스 앤더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판타지아트’라는 별칭이 붙었을 만큼 독보적인 미장센을 자랑한다. 여기에 사라져가는 낭만을 노래하는 구스타브의 멋짐과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는 많은 시네필들의 ‘잇 무비’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러닝타임 1시간40분. 15세 관람가. 11일 재개봉.

 

‣ 깊은 밤 갑자기

곤충학자인 강박사(윤일봉)과 그의 아내 선희(김영애)의 집에 어느 날 19살 미옥(이기선)이란 젊은 여인이 가정부로 들어온다. 무당이었던 어머니를 화재로 잃은 미옥은 어머니가 남긴 하얀 목각인형을 애지중지 품고 다닌다. 남편의 슬라이드 영상에서 보았던 그 목각인형. 선희는 젊고 싱싱한 미옥의 아름다움에 자신도 모르게 질투가 일고, 점점 둘 사이를 의심한다. 그리고는 점점 미옥이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깊은 밤 갑자기’는 1980년대 한국 오컬트호러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고(故) 고영남 감독의 무시무시한 연출력이 더해져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2018년, 완벽에 가까운 색재현과 필름 노이즈 제거 등을 거처 리마스터링 돼 영화팬들에게 다시 선보여진다. 故 김영애의 혼신의 연기와 함께 당시 신예였던 이기선의 광기 넘치는 연기대결도 눈여겨 볼만한 장면이다. 러닝타임 1시간41분. 청소년 관람불가. 11일 재개봉.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버논 숙부(리차드 그리피스) 밑에서 자라온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 갖은 구박을 견디며 계단 밑 벽장에서 생활하는 지루한 10살 인생이 흘러가던 중, 갑자기 초록 잉크로 쓰여진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된다. 그것은 바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입학초대장.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해리는 꿈같은 학교생활을 시작하지만, 호그와트 지하실에 감춰진 마법사의 돌과 이를 노리는 볼드모트에 의해 학교는 위험에 처하는데...

판타지 명작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작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감독 크리스 콜럼버스)을 17년 만에 극장에서 만난다. 오는 11월14일 ‘해리포터’ 세계관인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개봉을 기념해 찾아오는 이 작품은 J.K 롤링이 완성한 마법 세계의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4DX로 개봉을 예고, 마법부터 빗자루 비행 등 입체감 있는 효과로 관객들을 매료할 것이다. 러닝타임 2시간32분. 전체 관람가. 25일 재개봉.

 

‣ 청설

부모님의 도시락 전문점 일을 돕고 있는 티엔커(펑위옌)는 배달을 나갔다가 만난 양양(진의함)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인 언니 샤오펑(진연희)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그녀는 여유가 없다. 힘든 와중에도 씩씩한 그녀에게 더욱 매혹되는 티엔커. 드디어 어렵게 데이트에 성공한 저녁. 양양의 언니 샤오펑이 사고를 당하고, 양양은 자책하며 티엔커를 점차 멀리하게 된다.

‘청설’(감독 청펀펀)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기본적으로 수화를 통해 벌어지는 티엔커와 양양의 대화는 언어의 파동이 전달되지 않아도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한다. 언뜻 대책없는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그 무대책 가운데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신하는 대목은 짙은 감동을 남긴다. 영화 속에서 언니 샤오펑이 양양에게 “네가 날 떠나서 자유롭게 날아다닌다면 너무 기쁠 거야”라는 대사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러닝타임 1시간50분. 전체 관람가. 31일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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