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에 걸린 노숙인이 입원 중이던 병원을 탈출해 서울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다 승객의 신고로 병원에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교통공사와 병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8분께 지하철 3호선 구파발행 경찰병원역에서 한 승객이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있다"고 역무실에 알렸고, 공사 직원이 대청역에서 열차에 올라 A(57)씨를 하차시켰다.

A씨는 직원에게 스스로 결핵 환자라고 밝혔으며,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검사한 결과 실제 활동성 결핵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는 입원치료를 받던 은평구의 결핵 전문 공공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교통공사는 A씨가 결핵 환자라는 통보를 받은 직후인 오전 9시께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해당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을 전원 하차시키고, 소독을 위해 열차를 회송조치 했다.

지난달 19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A씨는 이달 3일 오후 9시께 잠이 오지 않는다며 병동 밖에서 산책하다가 친누나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것에 화가 나 병원을 빠져나갔다.

A씨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노숙 생활을 하다가 시설에 입소하기 위해 보건소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거기서 결핵에 걸린 사실을 알게 돼 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병원 관계자는 "음압시설을 100% 갖추고 결핵 환자를 치료하고 있지만, 폐쇄 병동이 아니다 보니 A 씨와 같은 노숙인들이 직원들의 눈을 피해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우를 통해 감염병 환자 관리에 대한 구멍이 확인됐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약관에 탑승 거부 조항이 있더라도 환자가 스스로 밝히지 않는 이상 감염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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