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으로 나서고 싶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선선한 바람과 낙엽은 감수성을 한껏 자극한다. 높고 푸른 하늘, 한가로운 휴일에 뭘 할까 고민이라면 연극이나 뮤지컬을 한 편 보는 건 어떨까. 가을을 물들이는 다섯 편의 공연을 소개한다.

 

'신의 아그네스'

인간과 신의 관계, 종교와 믿음을 다뤄 1982년 미국 뉴욕 초연 이후 지금껏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故 윤소정 선생 추모 헌정 공연으로 한층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며 오는 5일 개막한다. 연극은 '갓 낳은 아기를 목 졸라 죽인 수녀'라는 충격적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등장인물 간의 치밀한 심리묘사와 치밀하게 계산된 무대효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오는 5월부터 31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

연극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은 안톤 체홉의 '바냐 아저씨'를 모티브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한물간 인문사회과학 잡지 '시대비평'을 중심으로 만난 7명의 인물은 서로 얽히고설키지만 각자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외롭다. 극작가 윤성호는 이 작품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비춰본다. 오는 5일부터 27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예매는 두산아트센터와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베르나르다 알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오는 24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서울 성수동 우란문화재단 신사옥에서 열린다. 1930년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농가를 배경으로 베르나르다 알바 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단조롭고 숨막히는 공간 안에서 욕망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스페인 남부의 전통 무용인 플라멩코의 정열적인 몸짓으로 표출한다.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아트'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연극 '아트'가 지난달 7일 개막해 오는 11월 4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관객 앞에 선보여진다. 15년 지기 친구인 마크, 세르주, 이반은 한 점의 그림으로 인해 우정이라는 이름에 묶인 다양한 감정을 드러낸다. '아트'는 인간의 이기심과 질투, 소심한 모습까지 거침없이 드러내는 블랙 코미디다.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애들러와 깁'

연극 '애들러와 깁'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서 오늘날의 예술과 소비, 욕망의 관계를 질문한다. 오는 12일부터 28일까지 예술공간 서울에서 올라오는 이 연극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미술계의 문제적 레즈비언 커플 자넷 애들러와 마가렛 깁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예술 작품이 자본주의 세계의 소모품이 되는 것을 거부한 예술가와 그 예술가를 연기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는 한 영화배우의 만남과 충돌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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