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한 종교와 관련한 수상한 정황을 파헤쳤다.

김민호(가명)씨는 아버지를 따라 어딘가로 향했다. 도착한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물을 얻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민호씨는 풍경을 보고 "이런 걸 믿고 좋다고 떠가는 사람들이 신기하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지난 봄, 민호씨는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가족들 몰래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닌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민호씨는 아버지가 평소 종교와 관련한 책을 가지고 공부를 하던 것을 떠올렸다. 그의 아버지는 최근 한 우물이 있는 절을 다니고 있었다. 심판이 날이 오면 세상에 질병이 도는데 그 물을 마셔야 살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민호씨의 아버지는 그 우물 물을 매일 마시기 위해 대출까지 받았다. 아버지가 가족들 몰래 빌린 돈은 모두 3억원이 넘었다.

민호씨의 아버지 김두산(가명)씨는 미륵님이라 불리는 윗전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물을 내려준다는 주장도 펼쳤다.

제작진은 직접 경기도 포천의 해당 절을 방문했다. 얼핏 보기엔 잘 꾸며 놓은 절로 보였으나 이곳에서 모시는 것은 미륵님과 어떤 가문의 조상님이었다. 이어 미륵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있는 법회에 참석한 제작진은 살아있는 '윗전'인 미륵님을 만났다. 미륵님은 한복을 입고 법회에 등장했다.

미륵회 관계자는 단체 내에 몸 상태에 맞게 물 처방을 담당하는 이도 있다며 믿음의 크기에 따라 물의 효험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먼저 믿고 마셔야 한다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실제로 이 물을 통해 피부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물을 스프레이 처럼 얼굴에 뿌려 마르지 않게 했고 이 방법으로 피부암을 치료했다는 것이었다. 주장에 따르면 다른 약은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피부암이라고 판정한 병원은 피부과가 아닌 정형외과였다. 제작진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접촉했으나 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미륵회 관계자는 물 종류가 세 가지이며 각각 용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 오는 사람에게 주는 3번 물은 1번과 2번 물에 비해서는 약효가 떨어지지만 꾸준히 먹으면 암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이 물을 한국환경수도연구원에 분석을 맡겼다. 연구원 담당자는 물에서 세균이 기준치의 44배나 발견됐으며 "결과만 놓고 보면 사용해서는 안 될 물이라고 법적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른 전문가 역시 "기생충이 있을 위험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취재 도중 뜻밖의 사실이 발견됐다. 15년 전 이 모임과 비슷한 종교 단체가 같은 지역 내에 있었다는 것. 우물 물을 생명수라고 주장했던 사실도 동일했다. 이 단체는 당시 믿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도를 집단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던 종교집단이었다.

생명수로 죽은 사람을 부활시킬 수 있다며 물을 바르고 먹이게 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을 시켰던 교주의 행동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후 김민호씨의 아버지는 제작진에게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모임에서 각종 운영비를 정성금이라는 명목으로 요구해왔다는 것. 아버지가 대출을 받아야 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제작진은 미륵회에서 윗전님을 만나려 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 윗전님이 15년 전 종교 단체의 교주 송모씨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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