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24)의 재발견이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20대 청년 배우를 두고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안시성'에서 전쟁의 참상을 통해 성장하는 태학도 수장 사물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한 단계 성장했음을 입증했다.

데뷔 후 첫 영화, 스크린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게 아직 어색하다. 남주혁은 긴장된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큰 화면에 내 얼굴이 나오는데 못 보겠더라. 너무 긴장되고 낯설었다. TV에만 나오다가 스크린에 내가 나오니까 어떻게 봐야 하나 싶었다. 나밖에 안 보이더라. 화면이 크다 보니 디테일도 더 잘 보였고, 아쉬운 게 많았다."

'안시성'은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로, 이번 추석 가장 기대되는 네 편의 한국 영화 중 하나로 꼽힌다. 스케일도 크고 조인성과 배성우, 박병은, 박성웅 등 충무로에서 한 가락 하는 배우들이 모인 탓이다. 촬영장의 막내나 다름 없던 그는 부담감도 넉넉히 느꼈다.

"큰 영화고, 또 내 첫 번째 영화였다. 너무나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이었다. 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다. 아직도 긴장 속에서 힘들게 살고 있다. 현장에서도 참 배울 게 많았다. 연기에 있어서는 모든 걸 배울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형님들로부터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형님들을 보면서 반성하고 깊게 생각할 때가 많았다."

데뷔 후 '안시성'을 찍은 지금이 제일 뿌듯한 순간이라는 그에게서는 첫 영화에 대한 큰 설렘이 느껴졌다. 남주혁에게 '안시성'은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기대 이상의 호연에 후한 반응도 이어지는 중이다.

"저는 스스로 만족을 못 하는 편이다. 잘한다 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나는 풀어 놓으면 그냥 다 풀리는 성격이라 자신에게 좀 엄격한 편이다. 잘한 부분보다 못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보완하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학창 시절 농구 선수로 활동한 바 있는 남주혁은 남다른 승부욕을 가진 배우였다. 운동을 하면서 성취감이 주는 쾌감을 알게 됐다는 그는 '안시성'을 통해 가장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가장 치열하게 한 것 같다. 정말 많이 노력하고 준비했다. 성과라는 건 금방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본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 순간이 아닐까 한다."

'안시성'을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삼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남주혁은 이번 영화 촬영 이후 처음으로 긴 휴식을 취했다.

"딱 지친 타이밍이었다. 그래서 쭉 쉬었다. 쉼 없이 달려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쉬었다. 자유롭게 살아 보고 여행도 많이 다녔다. 책도 많이 읽고 그랬다. 잘 쉬었다는 생각이다."

한편 남주혁은 '안시성' 형님들과 숙소 생활을 하며 친분도 쌓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워낙 형님들을 잘 따른다는 그다. 남주혁은 특히 조인성에게 고마웠던 일을 회상했다.

"인성이 형한테 고마웠다. 영화가 주필산 전투를 겪는 사물(남주혁 분)에서 시작한다. 전투를 저 혼자 해야 했고 영화의 시작이었으니 주변에서 얼마나 걱정스러웠겠나. 다 찍고 나서도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인성이 형이 전화로 너무 잘했으니 긴장감 내려놓고 더 자신 있게 하라고 해 주셨다. 그 뒤로는 날개를 단 듯 힘이 났다.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남주혁의 이력은 조금 특이하다. 농구 선수에서 모델, 다시 배우가 됐으니 말이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농구 선수로 활동했으나 다리를 다쳐 꿈을 접었다. 이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모델 업계에 뛰어들었다.

"우연히 모델이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스무 살에 도전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어떻게 돈을 벌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20대 중반의 청년 배우,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그의 앞길이 창창하다. 그럼에도 남주혁은 "지금은 너무 불안정한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나중에 5년 뒤, 10년 뒤에 안정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나의 가장 큰 목표다. 또, 그런 배우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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