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서 이어집니다.

 

배우 손예진(36)은 언제나 영화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배우다. 때로는 감성의 옷을 입고, 때로는 카리스마의 가면을 쓰며 언제나 강렬한 감상을 남긴다. 그래서 그녀에겐 언제나 ‘믿고 보는’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이는 오는 19일 개봉하는 ‘협상’(감독 이종석)에서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가운데, 손예진은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영화와 연기, 관객의 마음을 알아가고자 하는 긍정적 욕심을 드러냈다. 말 한 마디마다 왜 그녀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지, 왜 최고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제 데뷔 20년차에 가까워진 손예진은 매년 한 작품 이상씩 선보이며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팬들의 입장에선 고마운 일이지만, 혹여나 지치지는 않을지 다소 염려가 되기도 한다.

“제가 드라마랑 영화 합쳐서 30작품을 했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어요.(웃음) 물론 스스로 ‘너무 힘들다’라는 생각을 가끔은 해요. 평생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을 텐데, 20대부터 너무 달린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힘들다고 생각하면서도 제 눈은 어느새 시나리오를 읽고 있더라고요. 아직 제 가슴에 열정이 많이 있나봐요. 이게 사라지지 않았으면 해요.”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손예진. 문득 그녀가 생각하는 영화는 무엇일지 궁금해져 질문을 던졌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전한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분명 중요하다고 생각한게 있었는데, 어느 순간 바뀌어 있더라고요. 요 몇 년 동안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가상의 현실을 얼마나 진실 되게 전달하느냐’예요. 올 봄에 나왔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같은 경우에 엄청난 판타지잖아요. 그 판타지를 어떻게 진짜처럼 연기해서 관객분들을 몰입시키느냐가 제가 생각하는 포인트예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관객들을 바라보는 손예진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는 이 따스함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라는 고고한 타이틀에 얽매이지 않고, 최대한 많은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는 마인드는 훈훈함을 남겼다.

“배우는 사실 현실에서 고립되기 쉬운 직업이에요.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직접 경험하는 건 아니니까요. ‘연기’라는 틀에 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생각이 좁을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계속 공부하고 있어요. 특히 ‘인간극장’ ‘다큐3일’ 같은 다큐멘터리 보는 걸 좋아해요. 거기서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다른 세상을 느끼는 거죠.”

  

더불어 손예진은 이번 ‘협상’을 찍으면서 유능한 협상가와 좋은 배우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유능한 협상가는 타인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공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더라고요. 이 사람이 왜 이런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었으며, 어떤 사연이 있는지를요. 이건 배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캐릭터의 내면을 아는 것도 중요하고, 관객분들의 마음까지 아는 게 참 중요하거든요. 아직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관객분들의 마음을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고요.”

손예진은 소위 ‘박 터지는’ 추석 극장가에 ‘협상’을 선보이게 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과거 ‘클래식’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인성이 ‘안시성’으로, 조승우가 ‘명당’으로 동시기 박스오피스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 기막힌 우연에 손예진은 미소를 지었다.

“처음에 이 소식을 접하고 ‘이런 우연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클래식’도 우연과 운명이 섞인 작품인데 참 아이러니하네요. 언젠가 작품에서 다시 만나길 희망했는데 이렇게 경쟁상대로 만났네요. 추석연휴가 기니까 관객분들이 다 봐주시길 바랄 뿐이에요. 저는 동료로 생각하는데 어쩌면 두 분은 저를 경쟁 상대로만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물론 저는 극장에서 ‘협상’만 볼 거예요. 제가 의리가 좀 넘쳐서.(웃음) ‘안시성’ ‘명당’은 굿다운로드로 봐야지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