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신옥주 목사와 은혜로교회의 실상 그리고 신도들에게 강요됐던 타작마당의 비밀, 피지 낙토(樂土)의 실체를 파헤쳤다.

제작진은 심심치 않게 이단 의혹을 받아온 경기도 과천의 은혜로교회를 찾았다. 신목사 구속 이후에도 신도들은 한치의 흔들림 없이 주중과 주말, 영상 설교를 듣고 있었다. 제작진이 떠나려 할 때 누군가가 다급히 불러 세웠다. 인근 토박이 주민이었다. 그에 따르면 새벽 3~4시부터 싸움이 많이 벌어졌다. 가출한 아내를 찾으러 온 남편들이 경찰을 대동한 채 찾아와 실랑이를 벌였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교회가 아닌 빌라와 원룸 등의 비밀집단숙소에 거주했다. 초등학생, 고등학생 등 눈에 멍이 든 아이들이 많았다. 지하에는 곧 죽어갈 환자들이 거주했다. 2층에선 단체생활을 했고 건장한 남자들은 줄줄이 피지로 향했다. 공동숙소 이웃 주민들은 숙소에 20명 정도 머무르고, 아이들을 학교에도 보내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신도들이 피지로 떠날 때 보증금을 찾아가지 않고 각서를 작성해서 모든 돈을 교회에 헌납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가족을 따라 은혜로교회를 다녔던 스무살 청년 이민혁(가명)씨는 집안 재산을 교회에 다 헌납하고 피지로 갈 준비를 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교회를 다녔다. 그런데 한달에 한번씩 컨테이너로 보내져 무임금으로 일을 했다. 이 모든 것이 신옥주 목사의 지시였다. 청소년들에겐 학교도 필요 없다며 검정고시만 합격하면 피지로 보냈다.

반면 노인들에겐 피지에 땅을 사면 영주권을 준다고 유혹했다. 한 노인은 살던 집을 팔아 마련한 1억2천만원을 헌금하자 은행으로 데려가 달러로 바꿔서 송금하도록 했다. 영주권을 받기는커녕 여행비자가 만료되자 한국으로 보내졌다. 밭에서 일을 못한다고 쫓아낸 것이다.

타작마당과 집단이주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해온 경기남부지방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신 목사와 총무 등 4명을 검거했고 교회를 압수수색한 결과 피해금액 57억원을 파악했다. 신도들이 직접 해외송금한 액수까지 더하면 그 이상으로 보고 있다.

2016년 9월, 당시 18세였던 한 가족은 피지에 가기 전 교회로 불려와 타작마당을 실시했다. 엄마가 할머니를 때리고, 아들이 엄마를 때리는 아비규환의 현장이 벌어졌다. 10대 딸과 어머니의 타작마당도 이뤄졌다. 그래야 낙토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살짝 뺨을 치니까 주최자의 성토가 이어지며 원수를 치듯이 때리라고 강요했다. 그때부터 무차별 폭행이 이뤄졌다. 천륜을 끊으라는 강요였다. 타작으로 사람을 제조한다는 황당한 신 목사의 주장에 다들 세뇌됐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바들바들 떠는 10여 명의 초등학생 애들을 향한 어른들의 무차별 타작이 시작됐다.

한 여자신도는 신 목사에 대해 “인생을 송두리째 잡아먹은 악마였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을 만난 신 목사는 웃으며 “전 세계에 복음이 확산될 수 있다면 기꺼이 겪을 거고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거다”라고 주장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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