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속기소된 신옥주 목사와 은혜로교회 신도들에게 강요됐던 타작마당의 비밀이 주말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제작진은 신옥주 목사가 주장하는 낙토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비행기로 10시간 거리인 남태평양 천혜의 섬 피지를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은혜로교회는 신도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피지에서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했고, 그 중심에는 신 목사의 아들 다니엘김(김정용)이 있었다.
타작마당에도 간여해 “정신 못 차렸네. 더 때려”라며 폭행 지시를 내리기도 한 김씨가 대표로 있는 기업법인 '그레이스로드' 그룹은 현지 사업규모만 500억원에 이른다. 피지 전역에 음식점, 미용실, 건축자재점, 화장품가게, 베이커리, 피자가게 등 12개 브랜드, 60여 개의 점포를 세우고 대규모 정부 사업에 참여할 만큼 유력 기업체로 변신해 있었다. 소유한 농장만도 53만평(여의도의 60%)에 이른다. 현지 방송은 김씨를 건실한 기업가로 소개하기도 했다.
은혜로교회 신도들의 집단 이주 4년 만에 빠른 속도로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레이스 로드 나부야 농장을 찾아가자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타작마당’과 ‘징계방’ 증언에 대해 철저히 부정했다. 모든 성도들이 그룹의 주주라며 주주명부를 내보이며 착취설을 일축하면서도 주주명부를 보려고 하자 황급히 제지했다.
타작마당 피해 교인의 아들인 송아름씨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본인의 삶을 돌아보고 본인의 죄를 토로했고 상징적인 의미에서 본인이 본인의 뺨을 약간 때렸다”고 말했다. 아버님이 3시간에 걸쳐 수 백 차례의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목격자 증언에 대해 묻자 “아니다. 병원에서 약간의 출혈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했고 사인은 간경화였다”고 끝까지 부정했다.
그레이스 로드 그룹이 지난 4년 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 자신만의 왕국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도 400명 직원들이 임금을 받지 않고, 잘못이라도 할라치면 ‘타작마당’이라는 엄혹한 징계를 통해 통제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제작진은 신 목사 체포 이후 한국 경찰과 피지 경찰의 공조로 김 대표를 비롯한 은혜로교회 간부들을 검거하는 과정을 화면에 담았다. 양국 경찰은 주요 피의자들을 성공적으로 체포하고 한국으로 송환하려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체포 이틀 뒤 김 대표를 비롯한 피의자들은 피지 법무부에 의해 모두 석방됐다. 의문스러운 송환 중단이었다.
특수폭행, 감금, 아동학대 등의 죄목으로 긴급체포된 김 대표 등 6명은 이틀 뒤 전원 석방됐다. 피지 법무부 차관 등 고위급 관료들간 협의 끝에 체포가 불합리하다는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그레이스 로드 그룹이 쌀농사보다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이 건축 분야였다. 수상관저와 대통령궁 리모델링 입찰 계약을 따내서 의아함과 놀라움을 샀다. 피지 전현직 관료들과 친분을 맺어 김정용을 정계로 진출시켜 총리로 만들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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