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검찰 진술에 이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 심리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검찰 측의 증언, 증거가 연이어 공개되며 파장이 일었다.

김백준 전 기획관은 지난 1월 구속 당시 검찰에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함께 4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이어진 검찰 조사에서도 “돈을 전달한 뒤 김소남 전 의원의 요청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받은 사실과 함께 ABC상사 손병문 회장에게 2억원,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에게 5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백준 전 기획관의 진술에 대해 “일정표 파일 정도 외에는 아무런 참고자료도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기억에 의존한 것이지만, 나중에 수입지출 내용과 공여자 조사에서 드러난 내용과 대부분 일치했다”라고 힘을 실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팔성 전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인사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내용이 기록된 비망록 역시 공개됐다. 검찰은 이팔성 전 회장이 2008년 1월에서 5월 사이에 작성된 41장 분량의 비망록 사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팔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준 변호사에게 금전적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청탁이 반영되지 않자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친구다”라는 개인적인 감정을 비망록에 담기도 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만나는 자리에 인사청탁 내용이 적힌 메모를 가지고 간 정황을 기록하기도 했다. 더불어 유명 디자이너를 삼청동 공관에 데려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정장을 맞춰준 애용과 함께 “MB와 인연 끊고 다시 세상살이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괴롭다. 옷값만 얼마냐”라고 자조 섞인 글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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