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편에서 이어집니다

 

배우 박서준(30)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은 로맨스 발자국을 새기며 차세대 로코킹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가 종영을 하면서 그는 시원함과 섭섭함을 동시에 전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 김미소(박민영) 퇴사밀당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다. 최고 8.7%의 시청률로 지상파 수목드라마를 제치고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에 등극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박서준이 맡은 부회장 이영준 역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꽤 보기 힘들었던 캐릭터다. 거울을 보며 ‘자뻑’하는 모습부터, 진지한 듯한 말투까지 다소 작위적인 캐릭터에 배우 스스로도 고충을 토로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자체가 인물 중심이잖아요. 그만큼 몰입이 중요한데 영준이는 작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걱정이 들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원작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제가 고민한 부분을 살 붙이는 작업이 필요했어요. 이 세상에 한 명쯤은 영준이 같은 캐릭터가 있지 않을까요?(웃음) 그런 걸 생각하니까 조금은 자연스레 표현할 수 있더라고요. 최대한 밉지 않게, 최대한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특히 ‘김비서’ 방송 당시 이영준 캐릭터의 말투는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오글거리는 ‘나르시시즘 멘트’부터, 사극을 연상시키는 ‘~했군’하는 말투는 캐릭터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아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솔직히 ‘~했군’ 이라는 오묘한 말투는 이상하잖아요.(웃음) 또 거울을 보면서 ‘영준이 이 녀석’ 하는데 오글거리더라고요. 평소에도 그 말투를 조금씩 쓰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막상 익숙해지니까 나름 재밌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농담을 많이 하는 편이라, 주위에서 다들 농담으로 받아들여 주더라고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박서준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회상했다. “원작의 이미지를 가지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사화하는 과정에서 캐릭터 재구축 과정은 배우로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자신만의 소신도 밝혔다.

“원작 웹툰을 봤을 때는 굉장히 차갑고 무뚝뚝한 느낌의 캐릭터지요. 웹툰에서는 그걸로 충분하지만, 실사화 시키는 순간부터 배우의 재해석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내 무뚝뚝하기만 하면 정말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되는 거니까요. 제 나름대로 원작 속 차가움을 유지하면서도 일면 부드러운 면모가 필요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원작 팬분들이 ‘내가 알던 영준이와 다른데?’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원작을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이게 더 중요할 수도 있거든요.”

극 중 연인인 김미소와의 베드신 또한 화제를 모았다. 15세 관람가 작품 치고는 꽤 농밀한 묘사가 일각에선 ‘엄마랑 같이 보기 민망했다’는 반응까지 일어나곤 했다. 박서준도 “충분히 야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며 “작품의 탁월한 몰입감 덕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베드신이 아마 13회였을 거예요. 원작에 비해서는 꽤나 순화시킨 장면이지요.(웃음) 만약 그 베드신이 1회에 나왔으면 문제가 됐겠지만, 그 동안 시청자 분들이 그들의 애정에 많이 공감하셨기 때문에 애틋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요. 당시 대본에는 ‘단추를 푼다’고만 나와 있었는데, 박민영씨가 리본으로 된 옷을 입고 왔더라고요. 리본을 푸는 게 참 야하잖아요.(웃음) 더 그 감정이 극대화 된 것 같아요.”

 

박서준은 지난 2011년 방용국의 뮤직비디오 ‘I Remember’로 데뷔한 후 이제 8년 차 배우가 됐다. 이후 ‘드림하이2’ ‘마녀의 연애’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젠 대세 중의 대세로 위치를 확고히 했다. 지금 되돌아보는 과거는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아직 제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제가 선택해온 것들에 있어서 후회를 한 적은 없어요. 늘 애정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지요.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 생활이 즐거워요. 이번엔 또 한 번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가 강해졌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껏 많다면 많은 작품에 출연해왔는데, 이 경험을 토대로 더 큰 배우가 되기 위한 걸음을 내딛을 생각입니다.”

“후회는 없다”고 밝힌 박서준의 눈빛에선 당당함과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매 작품 후회라는 감정을 남기지 않기 위해 ‘배우 박서준’이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물었다.

“한 작품을 선택할 때까지 무수한 고민을 해요. 그리고 그 고민 끝에 선택을 하는 순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다잡아요. 나중에 대중의 반응이 어떻든 제 나름 최선을 다하면,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후회는 남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작품이 끝나면 늘 ‘재밌었다’는 감정만 크게 남아요. 앞으로도 그 마음으로 연기 생활 이어가고 싶어요.”

 

사진= 어썸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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