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8월1일) 서울의 기온이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인 39도에 이를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무더위를 잊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산으로 바다로 떠나고 싶지만, 시간-돈 모든 여건이 충분치 않은 우리들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좀비’ 영화, 예능, 넷플릭스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영화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감독 우에다 신이치로)는 좀비 영화 촬영 현장에 ‘진짜’ 좀비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숨 막히는 사건을 원 테이크로 담아내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는 신박한 호러 코미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심장 쫄깃한 호러와 폭소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국내 영화 팬들은 ‘부산행’ ‘새벽의 황당한 저주’ ‘웜바디스’ 등 다양한 좀비영화에 애정을 보낸 바 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도 이들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37분간의 유례없는 원 테이크 씬과, 영화 속 영화, 그 영화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막을 그려낸 뒷이야기, 각자의 개성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유쾌한 웃음 등 다양한 요소들이 버무려졌다.

부천 영화제를 통해 개봉 전 미리 관객들을 만난 이후 호평과 입소문을 불러일으키며 올 여름 필람 영화로 등극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먼저 개봉한 일본에서 다양성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국내에서도 이 같은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월23일 개봉.

 

‣ 예능 - ‘대탈출’ 좀비 가득한 폐병원 탈출기

tvN ‘대탈출’이 심장 쫄깃한 밀실 어드벤처로 한 여름 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대탈출’ 4회에서는 좀비들이 가득한 폐병원을 배경으로 강호동, 김종민, 신동, 유병재, 김동현, 피오(블락비) 여섯 멤버의 짜릿한 탈출기가 펼쳐졌다.

지난 3회에서 멤버들은 병원 탈출을 위한 핵심적 단서가 숨겨진 원장실 안 밀실을 극적으로 찾아내 스릴을 선사했지만 밀실 발견에 환호성을 지르는 것도 잠시, 극한의 공포를 유발하는 상상초월의 장애물들이 멤버들 앞에 연거푸 등장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소름끼치는 좀비 떼는 물론, 간담이 서늘해지는 의문의 생명체들의 습격, 그리고 누군가의 희생이 요구되는 아찔한 상황까지 촘촘하게 얽혀 극도의 긴장감을 안겼다.

무엇보다 방탈출 초보자에서 성장형 탈출러로 업그레이드된 강호동은 좀비들의 위협에 소스라치게 놀라면서도 중요한 고비마다 괴력을 발휘하는 든든한 맏형의 면모를 뽐내는가 하면, 타고난 눈치와 센스, 예능감으로 ‘대탈출’의 에이스로 등극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환상적인 팀플레이를 선보이며 차근차근 문제 해결에 나서지만 막상 낯선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로의 등을 떠미는 소심한 모습으로 큰 웃음을 유발, “좀비는 무섭지 않다” “평소에 겁이 없다”며 호언장담한 멤버들의 허당 매력이 유쾌함을 더해 멋진 납량특집 예능을 완성해냈다.

 

‣ 넷플릭스 ‘카고’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카고’는 짠내나는 부정애로 심장이 울렁거리고 눈앞이 흐릿해지는 “한여름의 가을밤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7분짜리 좀비 단편 영화를 같은 감독이 넷플릭스에서 풍부하게 살을 붙여 단편에서 못 다 설명한 호주 좀비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영화로 거듭났다.

좀비 분장도 너무 과하지 않아 좀비 영화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시청 후에도 좀비 공포보다는 가슴 뻐근한 부정애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 더욱 인상적인 영화다. 심장까지 열이 차는 여름에 찐한 인간미로 눈물 폭발 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Santa Clarita Diet)’는 빼놓을 수 없다. 어느 날 영문도 모르게 좀비가 됐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삶이 싫지 않은 주인공과 그녀를 사랑한 남편의 대범한 범죄를 보여주는 달콤살벌 로맨틱 좀비 영화다.

좀비라고 하지만 세상 행복을 느끼고 있는 주인공(드류 베리모어)은 샤방샤방 빛나고 그녀의 사람 사냥도 호러보다는 코믹에 가깝다. 사방으로 튀는, 가짜라는 것이 너무 확실한 피와 살점은 “말도 안돼” 라며 피식 웃어 넘길 정도라서 잔인한 것을 못 보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다. 좀비로서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그들의 필사적인 노력은 일면 로맨틱해 ‘로코 마니아’들의 애정 또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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