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고고한 인상이었던 전시장은 이제 점점 ‘놀이터’가 되어 가고 있다.

여전히 작품을 만지거나 사진을 찍으면 ‘경고’ 대상이 되는 엄격한 전시장들도 있지만, 이러한 제약이 전혀 없는 전시 또한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곳들은 관객 자신이 작품의 일부가 되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루나파크전'의 'Moon festival' 전경. DDP 제공

론 보존 가치가 큰 예술작품이나 오래된 명화 전시에선 이런 자유를 만끽할 수는 없는 대신, ‘명품’만이 가지는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숨쉬기도 힘든 더운 여름, 탁 트인 공간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들을 소개한다. 

 

#Mr.Doodle 展 - Doodle World(7.04~9.09, 아라아트센터)

 

사진='두들월드' 전

런던에서 가장 핫하고 유쾌한 젊은 아티스트 Mr. Doodle의 드로잉 시리즈 전시회인 ‘두들월드’는 누구나 한 번씩 해 본 ‘낙서’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영국의 괴짜 아티스트 Mr. Doodle(샘 콕스)의 한국 첫 전시회다.

미스터 두들의 전시회에서는 독특한 세계관이 담긴 벽화 작품부터 하나의 선으로만 그려진 원라인 작품, 다양한 캐릭터 드로잉 시리즈, 세계적인 마스터피스를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작품은 물론,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업된 ‘서울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자유롭고 독특한 ‘낙서 예술’의 분위기만으로도 남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인생사진관 2(5.04~8.05,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

 

사진=인생사진관2 전

강남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던 ‘세젤예 展’이 연상되는,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전시회다. 노루페인트와 협업해 다양한 사진촬영이 가능한 체험 공간을 추구한다. 잇츠미(인물), 심도, 앵글, 다운라이팅, 오바라이딩, 디렉트, 스페셜, 이렉트 등의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진 총 24개의 촬영 부스로 이뤄져 있다.

친구와 연인은 물론 가족단위 관람객까지 다양한 연령층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놀이터’와 같은 전시로, 특별한 공간에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해 준다. 2017년 핫한 반응을 얻었던 전시 ‘인생사진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푸룻푸룻뮤지엄(5.18~9.30, 인사 1길 컬처스페이스)

 

사진=푸룻푸룻뮤지엄

과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가 봐야 할 전시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푸룻푸룻뮤지엄’은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공간, 평범한 일상을 상큼하게 바꿔줄 전시회를 지향한다. 과일을 테마로 한 체험형 전시공간으로,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과일들을 색다른 시선으로 해석했다.

다채로운 색감과 독특한 촉감 등 과일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테마에 따라 실제 과일로 만든 음식을 체험하기도 하고, 과일을 활용한 다양한 작품 체험과 언어유희로 풀어낸 네온사인 전시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 

 

#샤갈, ‘러브 앤 라이프’(6.05~9.26,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사진=샤갈-러브 앤 라이프 전

세월이 지나도 명화는 영원하다. 검증된 명화 전시를 보고 싶은 로맨스족이라면 가 볼 만한 전시로 ‘샤갈, 러브 앤 라이프’ 전이 있다. 샤갈과 그의 가족이 기증한 국립 이스라엘 박물관 컬렉션 전시로, 2015~2016년 이탈리아 로마와 카타니아에서 열려 30만 명의 관람객을 모은 전시의 첫 아시아 버전이다.

샤갈의 자화상부터 가족과 친구들을 그린 초상화, 그의 작업에 주된 테마가 된 연인들, 그의 자서전에 수록된 동판화, 아내인 벨라의 책 등 150여 점의 전시품을 선보여 샤갈의 사랑에 대한 순수한 열망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루나파크전: 더 디자인 아일랜드(7.27~11.6, DDP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사진=루나파크 전

‘키덜트족’은 물론, 디자인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넋을 잃고 볼 ‘루나파크전’도 27일 오픈을 앞뒀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100여명이 ‘놀이공원’ 콘셉트로 선보이는 환상적인 전시로, 산업디자인의 거장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총괄 디렉팅했다.

판타스틱한 놀이 공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을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디자인 아이콘 300여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디자인사(史)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다채로운 장난감(Toy) 존과 인터랙티브 공간, 풍부한 콜라보레이션 굿즈도 마련돼, 아이들부터 키덜트족들까지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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