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한 자폐 아동의 반사 행동으로 인한 작은 소동이 있었고, 온라인에서는 공연장 입장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에 서울시향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 첫 걸음으로 11월 공연장을 맘 편히 찾기 힘든 발달장애아동과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스페이스: 함께!’를 기획해 깊은 울림을 안겼다.

 

올해는 ‘행복한 음악회, 함께!’라는 프로젝트로 연간 2회 확대해 선보인다. 첫 번째 무대로 오는 14일 오후 4시 종로구에 위치한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발달장애아와 그들의 가족을 위한 연주회 ‘행복한 음악회, 함께!’를 연다.

음악 칼럼니스트이자 문화정책학 박사인 노승림이 사회를 맡고, 지난해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동양인으로써는 유일하게 1위 없는 2위를 수상한 차세대 지휘자 차웅이 앙상블을 이끈다. 연주에는 서울시향 현악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타악기 파트 단원들이 함께한다. 서울시 어린이병원과 사단법인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등의 도움을 받아 발달장애아동과 가족 200명을 무료 초청한다.

 

이번 공연은 시향단원들의 연주만을 관람하는 공연이 아니라 발달장애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에서 음악치료를 받으며 악기를 연주하는 박은범(17, 서원고등학교)군과 송윤호(13, 샛별중학교)군이 서울시향 단원들과 함께 무대에 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발달장애 연주자로 구성된 드림위드앙상블의 단원인 은성호(35)씨는 유재하의 대표곡 ‘사랑하기 때문에’를 클라리넷 협연으로 들려주며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서울시향 현악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1번과 조플린의 ‘엔터테이너’, 이미성 서울시향 오보에 수석이 연주하는 엔리오 모리꼬네 ‘가브리엘의 오보에’, 서울시향 타악기 주자들의 흥겨운 무대 등 클래식 공연을 친근하게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는 오케스트라의 타악기를 자유롭게 두들기고 만져볼 수 있는 악기체험 시간도 마련된다. 또한 공연을 관람하며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도록 원형 테이블과 좌석을 배치하고 관객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도 널찍하게 확보할 예정이다.

 

사진=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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