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굴에 앳된 눈빛. 언뜻 보면 중학생 같기도 한데 다른 각도로 보면 또 나이에 맞게 성숙하다.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로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첫 인사를 건넨 신예 김다미(23)는 이런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얼굴을 각인시킨다.

27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2018년 가장 매력적인 신예 김다미를 만났다. 배우는 이것저것 꿈이 가장 많을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기에 ‘마녀’로 첫 발을 뗀 지금 이 순간을 더 받아들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미스터리 액션 ‘마녀’는 의문의 시설에서 도망쳐 나온 소녀가 10년 후 자신을 찾아오는 낯선 이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다미가 연기한 자윤은 집안의 농장에 보탬이 되기 위해 TV 오디션에 참가하며 낯선 이들의 시야에 포착되고, 그들로 말미암아 자꾸만 되살아나는 자신의 과거를 정통으로 맞닥트리며 커다란 혼란을 겪는 인물이다.

세 달 동안 고생하며 촬영한 ‘마녀’는 언론시사회 때 처음으로 완성본을 봤다. 물론 여러 번 봐야 연기도 작품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일단 아쉬움부터 앞서는 건 신예로서 당연한 듯하다.

“화면에 나오는 제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고, 낯설기도 했고… 제 모습을 큰 영화관 화면으로 2시간 가까이 보는 게 정말 이상한 경험이더라고요. 초반 계단에서의 액션 장면부터 아쉬움이 느껴졌어요. 그게 자윤이의 첫 액션이었거든요. 아무래도 촬영할 때 긴장됐고, 카메라 위치랑 기술까지 생각해가며 연기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얼굴 표정이 화면에 나올 때, 모니터로 봤을 때와는 다르게 근육의 움직임이 세세하게 느껴져서 좀 더 신경 써야한다는 걸 알았죠.”

 

영화가 27일 본격적으로 개봉한 이후부터 관객들의 평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언론도 관객도 호불호가 갈리는 형국이지만, 이미 예상했던 바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국내 관객들에게 낯설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저는 ‘마녀’라는 작품이 되게 신선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제까지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르적인 면이 많이 부각돼서, 그런 걸 좋게 봐주시면 굉장히 새롭게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최우식, 조민수 등 선배 배우들이 입을 모아 말하길, 김다미는 카메라 앞에서 전혀 떨지 않는단다. 긴장감 없이 차분하게 대사를 치는 모습이 인상적인지 다들 그 얘길 하지만, 김다미는 이 부분에 대해 억울한(?) 입장이다. 

“저 긴장 되게 많이 했거든요! 티가 안 나는 게 좋은 거라고는 하지만, 정말 많이 긴장했었어요. 특히 액션 장면을 찍을 때 가장 많이 긴장됐어요. 찍을 때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기도 하고, 벽이라든지 공간 역시 한정적이니까. 한 테이크 찍을 때마다 최대한 집중해서 NG를 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국내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에게 발탁돼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다. 총 3차에 걸친 오디션 끝에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자윤 역을 차지했다. 박훈정 감독에게 자윤으로 발탁됐다고 직접 전해들으며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의 기분은 생각 외로 무덤덤했다. 

“한때 느와르 영화를 몰아봤었는데, 그때 ‘신세계’를 인상깊게 봤거든요. 저에게는 정말 거대하게 느껴진 감독님의 영화에 출연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죠. 오디션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2차 3차 거듭될수록 ‘정말로 되면 어떡하지?’ 걱정이 들더라고요. 사실 얼떨떨했어요. 제가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느낌이 잘 안 와닿았거든요. 감독님과의 자리가 끝나고 나서 부모님한테 전화할 때, 집에서 대본을 들여다보니 내 이름이 적혀 있을 때 뒤늦게 느낀 감정이었을 거예요.”

 

2편에서 이어집니다

 

사진 지선미(라운드테이블)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