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얼굴에 앳된 눈빛. 언뜻 보면 중학생 같기도 한데 다른 각도로 보면 또 나이에 맞게 성숙하다. 영화 ‘마녀’(감독 박훈정)로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첫 인사를 건넨 신예 김다미(23)는 이런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얼굴을 각인시킨다.

27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2018년 가장 매력적인 신예 김다미를 만났다. 배우는 이것저것 꿈이 가장 많을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기에 ‘마녀’로 첫 발을 뗀 지금 이 순간을 더 받아들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학창 시절엔 성적도, 학교생활도 그저 보통인 평범한 학생 중 한명이었다. 끼 없다는 소리를 하도 들어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용기내어 잠깐 학원을 다녔고, 이후 좋은 선생님을 만나 하나둘 차근차근 배웠다. 본격적으로 연기에 인생을 맡겨보기로 한 건 어느정도 연기에 대한 이해가 쌓였을 무렵이다.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오디션을 보러다니기 시작했어요. ‘마녀’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기사를 봐서 오디션에 지원했던 거구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꾸준히 하고 싶었어요.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TV나 영화를 볼 때마다 연기자들의 감정이 나에게도 와닿는다는 게 신기했던 것 같아요. 막상 시작해보니, 너무 어렵더라고요. 연기엔 답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죠.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나는 이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 눈엔 아니면 어쩌지?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하지만 좋은 선생님들께 배울 수 있었고, 그분들께 의지도 많이 됐었기에 지금까지 잘 해낸 것 같아요.”

대중은 새롭게 등장한 뉴페이스가 어떤 배우로 성장하게 될지 궁금할 테지만, 아직은 연기관도 자리 잡지 못한 새파란 경력의 신예일 뿐이다. 대신, 이것저것 다 해보고픈 마음은 굴뚝 같다. 해외 진출을 살짝 질문해보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사래를 친다.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쓰리 빌보드’예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맨드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셰이프 오브 워터’의 샐리 호킨스가 연기한 역할이죠. 해외 진출은 만약 제가 영어가 된다면… 사실 저도 연기를 할 때 영어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배우고는 있어요. 하지만 영어로 원활하게 연기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네요.”

 

‘마녀’ 촬영이 끝난 후엔 또 어김없이 일반인처럼 지냈다. 혼자 있을 때의 스스로는 영화에 출연하기 전인 1년 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만 같다.

“쉴 때는 보통 영화를 보고, 영어를 공부하고, 자전거를 타요. 필라테스 같은 운동도 좋아해요. 촬영할 때 운동을 하고나서인지 참 많이 먹기도 했는데, 원래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했어요. 사실, 제 일상이 많이 변했는지는 체감이 안돼요. 아무래도 신경 써야할 부분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요. 포털사이트 화면에 제 얼굴이 나오고, 기사도 많이 나오니까… 아무래도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애초에 속편 제작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일단은 영화가 잘돼는 게 우선일테지만 ‘마녀2’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게 즐거울 따름이다. 만약 ‘마녀2’가 나온다면, 이번 영화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좀 더 보강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하다.

“자윤이의 또 다른 이야기, 궁금하더라고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한 결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마녀’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대사들이 많아서, 그게 연기할 때 좀 어려웠거든요.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장르 특성상 그런 대사들은 꾸준히 나올 수 있으니까, 좀 더 공부를 한 뒤에 2편에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싶어요.”

 

얼굴도 안 알려진 ‘생짜 신인’에게 ‘마녀’는 그야말로 화려한 시작점이었다. 벌써부터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가가 인터넷에 오르내리고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 얼굴도, 영화의 장르도 생소하다보니 관객 분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겠다는 걱정도 들어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저를 더욱 자윤이로 인식하기 쉽지 않을까요? 영화를 보러 오신 분들이 자윤이의 이야기와 감정을 중점으로 따라가면서 봐주셨으면 좋겠고, 한 ‘마녀’의 시작이 되는 이 이야기에 모두들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지선미(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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