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 전성시대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물량공세로 시청자를 끌어들인 것에 이어 이제는 각종 시상식 수상으로 작품성까지 챙기고 있다.

사진=에미상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 '더 크라운' 스틸

19일(현지시간) 미국 텔레비전 과학기술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에미상(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더 크라운’(The Crown) ‘퀸스 갬빗’(The Queen’s Gambit), HBO ‘메어 오브 이트스타운’(Mare of Easttown), 애플TV+ ‘테드 래쏘’(Ted Lasso)가 선전했다. 

특히 올해 넷플릭스는 ‘더 크라운’ ‘퀸스 갬빗’에 힘입어 가장 많은 부문에 걸쳐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TV드라마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올리비아 콜맨), 남우주연상(조쉬 오코너), 여우조연상(질리언 앤더슨), 남우조연상(토비어스 멘지스), 각본상을 휩쓸었다.

또한 ‘더 크라운’ ‘퀸스 갬빗’은 각각 TV드라마, TV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퀸스 갬빗’은 TV 리미티드 시리즈 부문에 걸쳐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과거 OTT 플랫폼이 막 성장하던 시기만 하더라도 전통적인 영화제, 방송 시상식에서는 후보 자격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에미상을 비롯해 지난 4월에 열린 미국 최대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국내 시상식인 제57회 백상예술대상 등에서도 OTT 콘텐츠들의 수상은 이어졌다. 또한 개막을 앞둔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역시 OTT 시리즈들을 정식 상영작으로 선정하는 등 기존 콘텐츠 산업과 OTT 간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원인은 명확하다. 그만큼 대중들에게 OTT 콘텐츠가 끼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 TV나 극장을 통해서만 콘텐츠를 즐기는 시대는 한물 간지 오래다. 인터넷만 있으면 컴퓨터, 휴대폰 할 것 없이 어디서나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시대다. 그 규모가 성장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다.

사진=웨이브, 티빙 제공

OTT는 '접근성'이라는 최대 장점을 끌어안고 나날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이 공개한 측정값 ‘더 게이지’(The Gauge)에 따르면 한달동안 스트리밍이 TV시청자 점유율을 앞질렀다. 국내 역시 웨이브, 티빙, 왓챠, 구글플레이 등 자체제작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5월 올해 월 이용자(MAU) 수가 역대 최고치,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요가 늘고 양적으로 팽창하다보니 이제는 질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OTT 콘텐츠의 만듦새에 의문을 가졌던 이들도 많지만 이제는 아니다. OTT가 극장-브라운관의 하위 범주가 아닌 또 다른 수평선상에 놓여있다고 봐야 마땅하다.

앞으로도 OTT 시장은 계속해서 확장될 전망이다. 영화계, 방송계에서도 OTT 자체제작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가고 있는 만큼, 더이상 OTT의 성과를 유별나게 다룰 필요도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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