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극장계가 영화관람료 인상이라는 자구책을 내놓았다. 또 한번의 영화관람료 인상에 극장계는 불가피함을 이야기하고 일부 관객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지난해 10~12월 차례로 영화 관람료를 인상했다. 이어 CGV가 6개월 만인 지난 4월부터 다시 한번 인상된 관람료를 적용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7월부터 1000원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다. 메가박스도 지난 11일 7월 5일부터 1000원 인상 정책을 밝혔다.

2020년의 영화 관람객과 매출은 전년 대비 73.7% 급감했다. 2021년 역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1분기 관객 수는 2019년 동기 대비 85.2% 줄어들었다. 롯데시네마는 영업손실이 지난해 1600억원, 올해 1분기 4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CGV는 지난해 국내 매출 3258억원에, 영업손실이 2036억원에 달해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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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의 경우 성인 2D 영화 일반 시간대를 기준으로 영화 관람료는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으로 조정했다. 3D를 비롯한 IMAX, 4DX, ScreenX 등 기술 특별관 및 스윗박스 가격도 1000원씩 일괄 인상됐다. 장애인이나 국가 유공자에 적용되는 우대 요금은 인상 없이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됐다.

롯데시네마의 경우엔 성인 2D 일반영화 기준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으로 기존보다 1000원 인상했다. 대신 영화관 운영 시간과 고객 편의를 고려해 영화관람 시간대를 기존 3개(조조/일반/프라임)에서 2개(조조/일반)로 개편했으며 조조 범위를 ‘10시 전’에서 ‘12시 전’으로 확대했다.

메가박스의 영화 관람료는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으로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으로 변경된다. 대상은 성인, 청소년, 어린이 요금과 일반관, 컴포트관, MX관, 돌비 시네마 등의 상영관이다. 더 부티크 스위트, 프라이빗, 발코니는 이번 인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 65세 이상 경로자, 미취학 아동, 경찰∙소방 종사자 및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적용되는 우대 요금은 기존 체계를 유지한다. 또한 멀티플렉스 3사는 1차 이상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영화 관람료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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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람료 인상에 대해 메가박스 관계자는 “가격 인상으로 관객 부담이 늘어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이 침체된 극장과 영화산업 정상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영화 관람료가 인상된 만큼 메가박스는 극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아울러 더 나은 극장 경험 제공을 위한 노력 역시 늦추지 않겠다”고 전했다.

멀티플렉스 3사의 영화관람료 인상에 일부 관객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인상이 7월 7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 ‘블랙 위도우’와 시기가 겹쳐 이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관객들은 “1000원 인상한 만큼 이용 가치가 있어야 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가격을 내릴 것인가” “가격은 올라가는데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할 이유, 메리트가 없어진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극장 측과 관객 측 모두 상황이 이해된다. 극장은 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봉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신작 개봉을 독려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임직원 급여 반납, 무급 휴직, 운영시간 축소, 일부 지점 휴점 등 다방면의 자구책을 이어 오고 있다. 관객들은 극장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우려에도 극장을 찾아 영화를 봤다.

그나마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졌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소울’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등이 2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하며 조금씩 극장가를 살리고 있다. 여기에 ‘블랙 위도우’ 등 여름 텐트폴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상황은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영화관람료 인상이 극장엔 경제적 이익을, 관객들에겐 이용 환경 업그레이드로 이어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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