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인터뷰를 하는 게 매번 익숙하지 않은 거 같아요. 또 한 작품이 흘러갔구나, 하는 생각에 시원섭섭한 마음도 있어요. 한 편으로는 시청자 분들께 한 작품을 보여드렸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해요”

용두용미라는 호평 속에 종영한 JTBC ‘괴물’을 마친 여진구는 “스스로한테 믿음이 좀 생긴 거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때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었다는 그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싶어서 했던 작품이 ‘호텔 델루나’였어요. 그 다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괴물’을 만났어요”라고 이번 작품이 주는 의미를 전했다.

잘 짜여진 드라마 스토리의 흡입력을 높인 건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특히 여진구와 신하균의 치열한 감정 연기는 작품의 밀도를 더했다. 여진구는 신하균의 존재를 “끊임없는 자극”이었다고 말하며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는데 제가 생각한 이동식과는 너무 달랐어요”라고 밝혔다.

“선배님의 연기가 너무나 설득력있고, 이동식같아서 더 몰입이 됐어요. 덕분에 저도 새로운 것들이 많이 나온 거 같구요. 저는 선배님과 호흡이 너무너무 좋고 특별했어요. 앞으로 또 작업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는데 선배님은 어떠셨을지 모르겠어요(웃음)”

서로에 대한 의심과 적개심이 가득했던 한주원(여진구), 이동식(신하균). 하지만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나가며 공조를 하는 파트너로 발전했다. 이런 일련의 감정선들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물었다.

“초반에는 이동식에 대한 감정이 의심이었던 거 같아요.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기 위해 물증을 잡으려고 만양으로 왔구요. 그 안에는 본인이 미끼로 사용한 이금화에 대한 죄책감도 있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이동식과 지내면서 의구심이나 의심의 방향성이 한주원 본인에게로 향하지 않았나 싶어요. 공조를 시작했을 때는 이동식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도 느꼈구요. 한주원과 이동식은 서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또 그렇게 필요로하지는 않는 관계라 독특하고 새로웠어요”

빠져서 보면 흠뻑 젖어드는 드라마지만 ‘괴물’의 문법이 친절하지 만은 않다. 특히 등장인물 모두가 저마다의 비밀을 가지고 있기에 의문스러운 지점들도 간혹 존재했다. 어느날 갑자기 만양에 제발로 찾아온 한주원 역시 처음에는 물음표 투성이 인물이었다.

“초반과 후반 사이 한주원의 변화를 많이 생각했어요. 한주원 성격이 보시는 분들에게 비호감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 매력적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어떻게 만들어가야할지 고민이 됐어요. 그래서 주원이만의 목소리톤, 눈빛, 말투같은걸 만들고 싶어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촬영 시작 전에 범인을 알고 있었거든요. 캐릭터를 그려나갈때 그 부분에 가장 크게 중점을 둔 거 같아요”

타율 좋은 배우 중 한 명이기도 했지만 여진구가 좋은 성적을 낸 작품 중에는 유난히 브로맨스가 강조된 드라마가 많았다. ‘대박’에서는 장근석, ‘왕이 된 남자’ 김상경 등이 그 예다. 브로맨스를 배우 본인이 선호하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딱히 브로맨스를 선호하는 느낌은 없어요. 어쩌다 보니 의도치 않게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브로맨스가 담긴 작품을 사랑을 해신 거 같아요. 그냥 로맨스에서도 여러분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웃음)”

사진=제이너스 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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