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작품들이 국내 상반기 극장가를 찾아온다. 3일 개봉한 ‘미나리’부터 ‘노매드랜드’ ‘모리타니안’ ‘더 파더’가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들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후보 지명이 유력해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미나리’(3일 개봉)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특별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로 낯선 미국 땅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특별한 가족을 뛰어난 연기 호흡으로 그려내 일찍이 수상이 점쳐졌다.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킴, 노엘 케이트 조 등이 출연한 ‘미나리’는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 3개 부문, 제26회 크리틱스 초이스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골든 글로브 작품상 수상작 ‘노매드랜드’는 경제적으로 붕괴된 도시를 떠나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여성 펀(프란시스 맥도먼드)의 이야기다. 특히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은 골든 글로브 역사상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해 주목받고 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동석이 출연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 ‘이터널스’의 연출을 맡기도 했다.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파고’ ‘쓰리 빌보드’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으며 이번에도 유력한 오스카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타임지가 선정한 2021년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꼽힌 ‘모리타니안’(17일 개봉)은 수년간 수용소에 갇혀 있던 한 남자의 첫번째 재판을 준비하는 변호사 낸시(조디 포스터)와 군검찰관 카우치(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은폐되어 있던 국가의 기밀을 마주하는 충격 실화 바탕 드라마다. 올해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조디 포스터는 신념 강한 변호사 낸시로 눈을 뗄 수 없는 열연을 펼친다. 그는 완고하고 냉정한 군검찰관 카우치(베네딕트 컴버배치)에 맞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카리스마 대결을 펼치며 치열한 진실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피고인’ ‘양들의 침묵’으로 미국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2회 수상했던 조디 포스터는 이번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여전히 건재한 그녀의 존재감을 관객들에게 각인시켰다. 그간 성실하게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좌중을 압도하는 연기를 보여준 그녀의 모습이 골든 글로브 수상까지 이어진 만큼 ‘모리타니안’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3월 개봉 예정인 ‘더 파더’는 완벽하다고 믿었던 일상을 보내던 노인 안소니(안소니 홉킨스)의 기억에 혼란이 찾아오고 완전했던 그의 세상을 의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올해의 마스터피스다.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드라마),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개의 트로피도 획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스카행은 유력한 만큼 이후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화는 ‘양들의 침묵’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오스카 주연상을 수상한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 두 명품 배우의 완벽한 연기 앙상블로 일찌감치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쓰리 빌보드’ 등 오스카를 휩쓴 작품들에 참여한 베테랑 제작진까지 참여해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 내러티브와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밀도 높은 호흡으로 새로운 시네마적 경험을 선사할 경이로운 마스터피스의 탄생을 예고한다.

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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