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야!’에서 이레가 알지 못하는 20년 시간이 흐르는 사이 최강희가 감당해야 했던 상처와 아픔의 무게들이 조금씩 드러나며 아버지의 죽음이 미친 파장을 실감케 했다.

KBS2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극본 유송이/ 연출 이현석)는 지난주 방송에서 엄마와 할머니가 살고 있는 대전 집으로 선뜻 이사하지 못하는 37살 하니(최강희)의 모습을 그렸다.

언니 하영(정이랑)의 집에서 쫓겨난 이후 기거할 곳이 없어진 하니에게 엄마 옥정(윤복인)은 대전 집으로 내려오라고 하지만 하니는 “내가 거길 어떻게 가”냐며 할머니와 함께 살 수 없음을 내비쳤고, 결국 만나게 된 자리에서 할머니로부터 온갖 욕설과 구박을 받는 모습을 통해 하니가 왜 대전에 갈 수 없는지를 짐작케 했다.

할머니에게 아들을 잃게 했고, 엄마와 언니에게도 남편과 아버지를 빼앗아 버린 그날의 사건 이후 하니는 지금까지 20년의 세월을 죄책감에 시달리며 움츠러든 시간 속을 살고 있음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에게 이해받기는커녕 아픔을 준 원인제공자로서 숨죽일 수 밖에 없는 하니의 상황은 20년 전 자존감 충천했던 17살 하니에서 지금으로의 변화가 납득이 되는 지점을 만든다.

20년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리 없는 17살 하니가 그 사이 늙어버린 엄마와 할머니를 목격하고 속상한 마음에 서러운 눈물을 흘렸을 때 37살 하니는 “만약에 다시 돌아가면 지금처럼 매일 매일 할머니한테 말해줘 사랑한다고.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라며 하고 싶었지만 자신은 끝내 하지 못했던 말들을 털어놓는다.

갑작스레 걸려온 엄마의 전화에 17살 하니가 망설임 없이 “엄마 사랑해!”하고 외쳤던 것처럼 37살 하니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에게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고백할 순간이 다시 올 수 있을까. 20년 전 비극적인 사고 이후 멈춰버린 시간 속을 살고 있는 37살 하니의 변화가 기대된다.

한편 ‘안녕? 나야!’는 연애도 일도 꿈도 모두 뜻뜨미지근해진 37살의 주인공 반하니에게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17살의 내가 찾아와 나를 위로해주는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밤 9시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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