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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미나리’ 한예리 “오스카 레이스 수상 소식, 선물 받는 기분이에요”

기사승인 2021.03.01  08: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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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에 이어서...

‘미나리’는 한예리의 첫 할리우드 영화다.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촬영한다는 것은 한예리에겐 낯설 법도 했다. 하지만 한국 배우들, 미국인이지만 한국 출신이거나 한국계인 현지 영화인들과 생활하며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한국 영화를 작업하는 기분을 받았다. 한예리와 배우, 스태프들이 공유하는 ‘한국’이란 공통점이 ‘미나리’에 참여한 모든 이들을 하나로 묶게 했다. 한예리는 영화 OST ‘Rain Song’을 직접 불렀고 이 곡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쇼트리스트(1차 후보)에 올랐다. 이 노래에서도 한국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에어비앤비를 하나 구해서 윤여정 선생님, 배우들과 같이 지냈어요. 그렇게 지낸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텔에서 지냈으면 빨리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친해지지 못했을 거예요. 그 집에서 밥 먹었던 모든 사람들과 다시 한번 식사하고 싶어요. 밥 먹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선댄스영화제 가서도 밥 먹고 이야기한 시간이 많았고요. ‘미나리’는 독립영화 제작비, 시스템이어서 할리우드 시스템을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한국 독립영화 시스템과 비슷하게 느껴졌죠. 저도 할리우드 시스템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정이삭 감독님께서 제가 노래를 하나 부르길 원했어요. 에밀 모세리 음악감독이 현장에서 멜로디를 들려줬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뭔가 제가 참여할 게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자장가처럼 편하게 불러주면 된다고 해서 부담을 가지진 않았어요. 오스카 1차 후보로 올라 저뿐만 아니라 에밀 모세리도 신기해하더라고요. 다들 이게 무슨 일이냐고. 정말 제가 1차 후보에 오를지 기대도 안 했어요. 물론 에밀의 음악은 정말 좋았죠.(웃음)”

한예리는 ‘미나리’를 통해 자신의 추억을 다시 꺼내볼 수 있었다. 윤여정이 맡은 순자는 한예리의 할머니와 닮았고 스티븐 연이 맡은 제이콥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이는 ‘미나리’가 미국 영화임에도 한국 정서를 오롯이 담아냈다는 걸 의미한다.

“요즘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제가 자랐을 때는 부모님이 아이 앞에서 싸우시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때의 엄마 표정을 생각했고 이모, 할머니가 가지고 있었던 얼굴들, 그때의 눈빛이 제 기억에 남아있더라고요. 그것들을 조금씩 꺼내보려고 노력했어요. 이게 어쩔 수 없이 불화가 있을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어린 나이에 아이를 기르는 거잖아요. 제이콥과 모니카 경우에 그런 어린 나이에 아이들을 기르면서 경제적 기반도 없었고 그런 걸 만들어가야했고, 아이도 아프고. 낯선 곳에 와서 생활해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트러블이 있었을 거예요. 그런 환경을 계속 떠올렸죠. 영화 속 데이빗(앨런 김)처럼 저도 할머니한테 화투를 배운 기억이 나요. 저희 할머니는 순자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셨지만 할머니를 추억할 시간이어서 좋았어요.”

영화를 관통하는 건 편견과 공감, 그리고 이해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들은 인종, 언어, 피부색깔 등 수많은 차별을 받으며 이를 이겨내왔다. 다민족,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사람들이 ‘미나리’에 공감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자신들의 부모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미나리’가 보여준다. 한예리는 이 때문에 ‘미나리’가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재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여러 편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 편견을 깰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미나리’ 속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현지 관객들에게 얼마나 크게 다가올지 생각 못했어요. 되게 감사해요. 이민을 경험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따뜻한 위로를 받고 있어서 행복해요.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드신데 잠시나마 어린 시절, 부모님에 대한 추억을 꺼내보고 싶으면 이 영화가 많은 걸 가져다줄 거예요. 오스카 레이스에서 매일 좋은 소식이 들려 선물 받는 느낌이에요. 현지에서 체감하고 있진 않아서 이 시간이 덤덤하기도 하고. 다음 작업을 위해서 그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시는 분들이 편견에 많이 부딪힌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편견뿐만 아니라 차별이 깨어지는 시기인 것 같아요. 저는 무용을 하며 많은 편견에 부딪혔고 연기를 하면서도 편견이 있었어요. 영화 산업이 조금씩 바뀌고 있잖아요. 하지만 편견없이 살진 못하겠죠. 그 벽들을 깨며 잘 살아야겠죠.”  

사진=판씨네마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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