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수목드라마 ‘런 온’에서 오미주(신세경)가 번역하는 작품들은 인물들의 서사를 유기적으로 풀어내며 구성의 디테일을 높였다. 28일 ‘배운 제작진’이 또 한 번 레전드 패러디 탄생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시청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작품 안의 작품들을 되짚어봤다.

사진=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 제공

# 어제 같은 밤

국제 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미주가 번역한 작품 ‘어제 같은 밤’은 기선겸(임시완)과의 첫 만남과 연결된다. 작품 시사회 참석차 입장한 영화제에서 육지우(차화연)를 보고 열광하던 그녀를 선겸이 처음 보고 기억한 순간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승우의 질주 본능이 윤선의 총구를 당기고 말았다”는 영화 속 대사는 스스로에 대한 관심도 없이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려 나갔던 선겸과 진짜를 대체할 수 있는 가짜인 것들로 혼자만의 삶을 채워 나갔던 미주가 서로를 만나 변화를 겪는 운명적인 로맨스 서사를 연상케 해 이들의 시작에 의미를 더하는 포인트가 됐다.

사진=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 제공

# 낯선 레드 카펫에서

미주는 선겸에게 ‘낯선 레드 카펫에서’라는 작품을 소개하며 “낯설고 지루한 통로 위에 서서”라는 타이틀을 작품 분위기에 맞게 의역했다고 했다. 노을이 짙게 물든 붉은 길이 마치 레드카펫 같아 보인다던 대사에 감명받아 되새겨 본 의미라는 것이었다.

시청자들은 노을과 레드 카펫이라는 은유적인 의미를 통해 해 질 녘 트랙 위에 혼자 앉아 있는 선겸 앞에 펼쳐진 길이 마치 레드카펫 같아 보인다고 해석하며 그의 황량한 마음을 번역했던 미주의 언어에 집중해 나갔다.

사진=메이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지음 제공

# 차가운 위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영화 ‘차가운 위로’를 통해 점점 존재를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해 얘기를 나눈 선겸과 미주.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고 사용하는 언어가 바뀌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중심을 잃어가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두 사람은 적어도 ‘관심’이 있다면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다 전했다.

건조하게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이들 대화는 시청자들의 가슴에 울림을 선사하는 동시에 서로에게 오래 남겠다고 다짐한 둘의 사랑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 코드 네임 캔디

이제까지 소품과 배경, 인물들의 상상 등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영화적 감성을 자연스레 녹여냈던 ‘런 온’만의 패러디 장면은 시청자들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기존에 익숙한 코드를 뒤집어 코믹하고 센스 있게 풀어낸 연출은 보는 이들의 흥미를 강렬하게 자극했기에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겠다”는 순정 만화 ‘캔디’를 제작진이 어떻게 해석하게 될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높아진다. 미주가 새롭게 번역할 작품 ‘코드네임 캔디’에 귀추가 주목된다.

JTBC ‘런 온’은 28일 오후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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