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간이역이 필요한 법. 그 간이역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간다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영화 ‘간이역’은 죽음을 앞두고 기억이 사라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 1PICK: 김동준 X 김재경, 10년 절친 케미UP

아이돌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김동준과 김재경은 10년 절친으로 이들의 스크린 만남은 ‘간이역’의 이슈포인트였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에서 자주 얼굴을 내비쳤는데 스크린에서 주연은 처음이었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김동준과 김재경은 극을 이끌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줬다.

김동준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승현 역을 맡아 극이 진행될수록 고통스러움, 깊어지는 감정 연기를 선보이고 김재경은 위암 말기인 지아를 연기해 아픔, 눈물, 그리고 승현과의 달달하지만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이들이 주고받는 감정선도 극의 분위기를 살리기에 충분했다.

# 2PICK: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긴장감을 높였다면...

‘간이역’은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로 자라온 승현과 지아를 통해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두 사람은 서로 전부를 아는 사이지만 각자의 일이 바빠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기억 속에서 잊히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알츠하이머, 위암 말기는 멜로 영화에 많이 쓰인 소재여서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했다.

운명처럼 두 사람이 아프고 아픔을 공유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 속에서 불필요한 장면, 예상되는 스토리 진행 등이 보는 이들의 감정을 더욱 극대화 시킬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반면 윤유선이 연기파 배우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허정민과 진예솔도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점은 인상 깊다.

# 3PICK: 6개월을 50년처럼 산다는 것

영화에서 승현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지아에게 “남은 6개월을 앞으로의 50년보다 더 잘 살면 된다”고 말하며 그와 함께 하고 싶어한다. 시간의 많고 적음은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없듯 하루를 알차게 살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지 않나.

지아는 아침에 일어나 승현의 얼굴을 보며 “하루를 너의 얼굴을 보며 시작해 좋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코로나블루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간이역’은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사랑하고 웃고 기분 좋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보내는 게 얼마나 뜻깊고 행복한 일인지를 말이다. 러닝타임 1시간 41분, 12세 관람가, 2월 개봉 예정.

사진=‘간이역’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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