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이 서로를 위해 매일 달리는 인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한다.

18일 22일까지 아침 7시 50분 방송되는 KBS 1TV ‘인간극장’에는 인천에서 10년째 버스기사로 일하는 김동섭씨, 그리고 그의 아내 순남씨와 혜원씨 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용직 건설 근로자부터 버스 기사에 이르기까지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일했던 동섭 씨. 하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살림에 결국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순남 씨는 가장의 무게를 나눠서 지기로 결심했다. 동섭 씨의 강력한 권유로 버스 운전에 도전한 아내는 5번의 낙방 끝에 대형면허를 땄고, 남편의 눈물겨운 지도편달 끝에 드디어 3년 전, 부천의 시내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후에는 딸 혜원 씨가 그 길에 합류했다. 엄마, 아빠, 딸이 함께 버스운전을 하는 보기 드문 가족이다.  삼 남매를 둔 동섭 씨 부부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은 첫째 재원 씨. 3살이 된 아들이 걷지를 못하자 병원을 찾았던 부부는 아들이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들을 등에 업고, 병원을 전전하고 용하다는 점집을 찾아 부질없는 치성을 올리기도 했다. 오른쪽 몸의 마비 증상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거금을 들여 수술도 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린 아들은 어느새 27살로 자랐다.

그리고 동생 혜원이와 재민이라면 세상 끔찍하게 여기는 큰오빠. 때론 길도 잃어버리고, 피가 철철 다쳐서 들어오는 사고뭉치지만, 머릿속엔 오직 가족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사고뭉치다. 오빠를 대신해 집안의 맏이 역할을 했던 건 둘째 혜원 씨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몸이 불편한 오빠의 용변을 뒤처리해주고, 늦둥이 동생의 똥 기저귀를 직접 빨았던 엄마 같은 딸. 그러나 집 밖에서는 장애가 있는 오빠로 인해 심한 따돌림을 당했고, 집에서는 막내 재민이에게 가족의 관심과 사랑을 빼앗겼던 아픔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족을 미워할 수 없던 혜원 씨. 일찍 철든 딸은 대학 대신 사회로 나갔고, 월급에서 용돈 80만 원을 뺀 나머지를 부모님께 드리고 있다. 또 오빠와 막내 재민이를 돌보기 위해 엄마와 근무시간표를 번갈아 짜며 집안을 거들고 항상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했던 착한 딸. 그런데 어느 날, 아빠 동섭 씨와 용돈 인상에 대해 대화를 하던 중 그동안 쌓아둔 서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평생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가장 동섭 씨, 그리고 남편의 짐을 함께 나누고자 버스운전을 시작했던 순남 씨와 집밖에 모르는 25살 딸 혜원 씨, 장애가 있는 재원 씨와 찰떡같은 동생 재민이. 때론 원수처럼 싸우고, 밉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하고 마는 가족. 힘든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있어 오늘을 견딘다. 나의 짐을 함께 지는 가족은 오늘도 '네가 있어' 달릴 수 있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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