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가 삼광빌라를 떠나는 우정후(정보석)의 스틸컷을 공개했다. 잔뜩 굳은 표정이 정들었던 삼광빌라를 떠나는 아쉬움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기억을 되찾아 우정후로 돌아왔기 때문인지 알쏭달쏭하다.

정후는 낙상사고로 기억을 잃고 ‘제임스’로 삼광빌라에 살면서 아들 우재희(이장우)와 다정한 부자의 정을 쌓고 있었다. 그런데 잃어버렸던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 둘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묵묵히 집안일을 하던 아내 정민재(진경)였다. “혈압도 안 좋으신 양반이”라고 걱정하는 그녀의 음성이 들리기도 했고, 갑자기 나타나 호통치는 정후 때문에 먹던 과자를 잘못 넘긴 민재가 질식할 뻔했던 아찔한 기억을 악몽으로 꾸기도 했다. 아내를 향한 미안한 마음이 정후의 무의식에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민재에게 정후의 기억상실은 아주 환장할 노릇이었다. 삼광빌라의 사장 이순정(전인화)이 바로 정후의 아련한 첫사랑이자 어린 민재에게 뼈아픈 짝사랑의 서러움을 안겨줬던 장본인이기 때문. 30년이 넘는 길고 긴 외사랑에 지쳐 이혼을 선택했던 민재였기에 세상에 다시 없을 ‘순둥이’로 변한 정후가 다른 사람도 아닌 순정의 집에 머물고 있는 상황은 그녀에게 꽤나 불편한 감정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오랜 자격지심보다 앞선 것은 속상하고 아픈 마음이었다. 무릎까지 꿇고 반성했던 정후를 매몰차게 거절하고 이혼해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에 괜한 자책으로 눈물짓기도 했다.

이제는 남이 됐지만 정후를 도저히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는 민재는 책임지고 그의 기억을 AS하기로 결심, 두 사람이 함께 살았던 옛 집을 깔끔히 청소한 후 그를 데리러 삼광빌라로 향했다.

스틸컷에는 민재와 함께 정후가 삼광빌라를 떠나는 순간이 포착됐다.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 아련한 눈빛을 발사하는 순정과 몇 걸음 떼지 못하고 뒤를 돌아본 정후 그리고 그의 곁을 지키는 민재까지 세 사람이 자아내는 묘한 분위기는 정후의 기억이 완전히 돌아온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KBS2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22회는 오늘(29일) 오후 7시55분 방송된다.

사진= 프로덕션 H, 몬스터유니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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