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양 사건'의 전말이 '꼬꼬무'를 통해 재조명됐다.

2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침묵의 4박 5일 - 오대양 집단 변사 사건' 편이 전파를 탔다.

민속 공예품 제조 업체 오대양 대표 박순자는 중년부부 집단 폭행사건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받던 중 돌연 자취를 감췄다. 이후 그가 80억이 넘는 돈을 투자받은 채무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경찰 역시 대형 사기사건으로 인지, 박순자 사장을 지명수배했다. 박사장의 남편 역시 아내와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남편은 박사장의 회사에 대한 비밀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는 직원들은 물론 보육시설 아이들까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80여명의 사람들이 한날 한시에 행방불명 된 것이었다.

실종 나흘째, 경찰서로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실종된 사람들이 모두 용인 공장에 있다는 것. 경찰은 아무것도 없는 공장을 살펴보던 중 공장 안쪽, 박스가 벽처럼 쌓여 있는 곳 너머 좁은 공간에 49명의 사람들이 숨죽인채 숨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박사장을 비롯한 30여명의 사람은 여전히 행방불명이었다. 조사 결과 회사 직원들은 모두 돈을 끌어모은 채무자였으며, 발견이 안 된 31명의 공통점은 투자 유치를 많이 받아 왔던 사람들이었다.

1987년 8월 29일 오후 1시, 용인 공장의 주방 아줌마는 사색이 된 채 박순자 사장의 남편을 찾아가 공장 휴게실 천장 위에 실종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실토했다. 남편은 구멍을 통해 천장 위를 들여다 봤고, 그 곳에는 속옷 차림으로 서까래에 목을 매단 채 죽어 있는 공장장 최씨를 발견했다.

남편은 사람들을 불러와 천장을 뜯어 그 위로 올라갔고, 그 곳에는 목을 맨 공장장 옆에 12명의 사람들이 이불을 쌓은것 처럼 사망한 채 겹겹이 포개져 누워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5m 옆에도 박순자 사장과 자식 셋을 포함한 19명의 시신이 쌓여 있었던 것. 박순자 사장을 포함한 32명이 모두 천장 위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것이었다.

미스터리한 점은 시신의 상태였다. 시신 모두 속옷차림이었으며, 손발이 끈이나 옷으로 결박돼 있었으며 입과 코는 휴지로 막혀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목에 끈자국이 남아있기도 했다. 그 결과 31명은 타살, 공장장만이 자살로 판명됐다. 부검 결과 시신에서는 독극물, 마취제 모두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사망 추정시간은 29일 새벽 1시부터 아침까지. 남편이 공장 안에서 주방 아줌마를 추궁하고 있던 그 시각이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제3자가 외부에서 피해자들을 모두 죽인 후 천장으로 옮겨 놓은 뒤 공장장을 자살로 위반했다는 가설을 유력하게 여겼다. 좁은 천장 안에서 32명의 사람들을 모두 살해하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 가운데 또 다른 증거가 발견됐다. 샤워실과 이어진 천장 바닥에 열었다 닫은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특히 샤워실 벽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문과 장문이 찍혀 있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천장 바닥은 약한 석고보드 였으며, 천장이 무너지지 않도록 걸어다니기 위해서는 좁은 시멘트 통로 위로만 이동해야 했다. 시체를 혼자 둘러메고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 또한 32명 시신 모두 저항의 흔적 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유일한 가능성이 이들 모두 자의에 의한 타살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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