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싱어게인’이 방송 2회만에 최고 시청률 5.4%를 기록, 화제성 몰이까지 성공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싱어게인’은 재야의 실력자, 잊혀진 비운의 가수들에게 다시 한번 더 기회를 준다는 취지의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 추억의 가수들을 재소환하며 시즌3까지 뜨거운 화제성을 이어간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전국민을 대상으로 신인가수를 발굴하는 tvN, Mnet ‘슈퍼스타K’를 적절하게 섞어놓은 듯한 포맷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을 받았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를 다시 견인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첫 방송보다 무려 2.2%p 상승한 시청률 추이를 나타내는 것은 물론, 방송시간대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도배하며 가장 뜨거운 이슈의 중심에 섰다.

 

화제성 끌올하는 ‘슈가맨’

‘싱어게인’은 참가자들을 이름이 아닌 번호로 호명하는 시스템이다. 첫 방송에서는 본선 진출 71팀이 대면식에서 자신의 구역을 직접 선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재야의 고수, 찐무명, 홀로서기, 오디션 최강자, OST 등 6개로 분류된 조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슈가맨이다.

‘슈가맨’ 조는 첫 소절만 알아도 누구나 알법한 노래의 가수들이 속속 등장했다. ‘러브홀릭’ ‘화분’ 등 히트곡을 남긴 러브홀릭(Loveholic), 팀 활동에서는 미처 눈여겨 보지 못했던 가창력을 떨쳐보인 크레용팝 초아, 인디신 스타 재주소년(박경환), 2002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Go West’의 레이지본 멤버 준다이가 첫 주 방송을 장식했다.

2회는 그야말로 ‘띵곡소환’의 장이 펼쳐졌다. ‘청소’ 더 레이, ‘신촌을 못 가’ 포스트맨 멤버 성태는 주니어 심사위원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세대불문 추억의 명곡들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전지현, 정우성의 인기 광고 삽입곡으로 등장하기도 했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의 주인공 유미, 여전히 노래방 떼창곡으로 통하는 ‘눈물이 나’ 소냐 등이 나왔다. 특히 유미가 등장한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를 노래한 순간은 7.7%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오디션의 묘미, 드라마 만드는 ‘찐무명조’ 반란

찐무명조의 반란은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예측불가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슈가맨’들이 추억을 소환했다면, ‘찐무명조’는 기성과는 또다른 신선한 매력으로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등장만으로 1회 방송 ‘최고의 1분’을 차지한 63번 참가자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어게인’을 이끌어냈다. 63번 가수는 유튜브에서 이른바 ‘서울예대 복도’라고 불리는 영상으로 화제가 된 이무진. 한영애의 ‘누구없소’로 편곡 능력에 가창력까지 보여준 63번은 방송 직후 시청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30호 가수 이승윤은 알라리깡숑알라리깡숑 밴드와 따밴의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승윤은 지난 2011년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음악 활동을 이어왔지만 이날 ‘싱어게인'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중성을 크게 확보하지는 못했다.

방송 초반 ‘슈가맨’ 조의 기세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실력 있는 찐무명들이 확고한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유튜브 및 네이버TV 클립 등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라운드를 더해갈 수록 진짜 화력을 보여줄 찐무명들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호불호 갈리는 주니어조 심사

물론 좋은 시청률 지표와 화제성이 뒤따르고 있지만 호평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크게 지적되는 부분은 심사위원 구성이다. 유희열, 이선희, 전인권 등 시니어 심사위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견이 없다. 특히 이선희의 경우 어게인 버튼을 남발하지 않아 객관성이 있어 보인다는 신뢰가 뒤따르고 있다.

반면 주니어조 구성에 대해서는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민호, 규현, 선미 모두 아이돌 그룹 출신의 가수이기 때문. 특히 참가자 중에는 이미 보컬이나 실력으로 누군가의 평가가 불필요한 ‘슈가맨’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의견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아이돌이라는 채색만 빼면 규현은 발라더, 송민호는 프로듀서, 선미는 퍼포머로 자신의 주특기가 분명한 가수들이다. 무엇보다 자칫 가창력이나 특정 세대에게 집약될 수 있는 시니어조 위주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세대 ‘리스너’들의 입장을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읽힌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싱어게인’ 역시 매번 좋은 평가만 들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진입장벽 높은 장르를 특정하거나, 특정 세대만 공감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의 탄생에 매주 화요일 밤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JTBC '싱어게인'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