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 이동국이 23년 프로축구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사진=전북 현대 SNS 캡처

26일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는 공식 입장을 통해 “23년간 프로축구 선수로서의 활약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선언한 이동국이 올시즌 K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11월 1일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고 밝혔다. 이동국은 은퇴 경기에 앞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동국의 은퇴 경기는 남다르다. 대구FC와 올시즌 K리그1 최종 라운드에서 비기거나 이긴다면 2위 울산 현대를 제치고 자력으로 K리그 최초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동국에겐 더없이 좋은 은퇴 경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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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쳐 전북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을 기록했다. 228골은 K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이다.

2009년 전북으로 이적한 이동국은 K리그 우승 7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을 거머쥐며 전북과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맹활약했다. 전북 입단 첫해 22골을 넣으며 팀의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이끌고 득점왕도 거머쥔 이동국은 전북에서 360경기 164골 48도움을 올렸다. K리그 현역 선수 중 최고령인 그는 올해 K리그1 10경기에 나서서 4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통산 37골(75경기)로 대회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는 등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임을 입증했다. 그는 2017년 K리그 최초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하고 지난해에는 역시 처음으로 개인 통산 공격포인트 300개(223골 77도움)를 달성했다.

사진=전북 현대 SNS 캡처

이동국은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중거리슛으로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 2002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월드컵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특히 2006년 포항 시절에 월드컵 엔트리에 들어갈 1순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지만 시즌 종료를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해 16강 우루과이전에서 골을 넣을 기회를 놓친 건 선수에게도 한이었다. 그는 국가대표로 A매치 105회(역대 10위)에 출전해 33골(역대 공동 4위)을 넣었다.

이동국은 유럽 리그에도 진출했다. 독일과 잉글랜드 무대도 경험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했다. 2001년 포항에서 베르더 브레멘으로 6개월 임대됐으나 부상 등으로 독일 분데스리가 7경기 출전에 그쳤다. 2007년 1월 미들즈브러로 이적해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가 됐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려 1시즌 반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그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오남매 대박이 아빠로 나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동국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습니다"라고 글을 남기며 은퇴 결심을 밝혔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라이온 킹’의 플레이. 이렇게 전설을 떠나지만 이동국은 축구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선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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