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의 사과에도 인성 논란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팬들은 성명서를 통해 아이린의 레드벨벳 탈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당초 잡혀있던 온라인 팬미팅 일정이 취소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지난 22일 늦은 저녁, 아이린이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SM엔터테인먼트 측 공식입장을 통해 에디터발 인성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아이린은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라며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함께 노력해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는데 성숙하지 못한 행동으로 큰 상처를 드린 점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SM 측은 아이린이 에디터를 만나 해당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에디터의 SNS 글은 삭제됐지만, 아이린과 함께 작업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태프들이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아이린으로 특정 되긴 했지만, 그간 업계에서 만연하게 일어나던 ‘연예인 갑질’에 저마다 주변 단속에 들어간 눈치다. “터질 게 터졌다”는 말은 비단 아이린 한정이 아닌 셈. 이번 사태는 개인의 인성 문제이기도 하지만, 폐쇄적인 연예 산업 구조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연예인이 잡지나 브랜드 화보를 촬영할 때는 많은 스태프들이 대동된다.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은 물론이고 소속사 관계자와 매니저 등이 촬영장에 함께한다. 감독이나 포토그래퍼는 연예인과 다이렉트 소통이 가능하지만, 이 외에는 바로 코앞에 연예인을 두고도 소속사 관계자에게 ‘컨펌’을 받아야 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다.

사진=아이린 인스타그램

해당 연예인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기까지 촬영이 지연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린아이 대하듯 어르고 달래서 비유를 맞춰야 한다. 연예인 한 사람의 인성만 탓할 수는 없다. 특히 어린 나이에 데뷔하게 되는 아이돌들의 경우 이런 환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최적의 컨디션 유지를 이유로 마실 물까지 주변에서 챙겨주다 보니 자신이 대우 받는 걸 고맙게 생각하지 못한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누리는 특혜도 많다. 연예인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사용 자체로 홍보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연예인 DC도 받는다. 일부 연예인들의 경우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큰 수익을 올리지만 역으로 ‘연예인이라서’ 이런 혜택을 받는다. 한때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연예인 군대 특혜 의혹이나 입시비리도 같은 맥락이다. 그저 ‘연예인이라서’ 떠받들어 주는 사회적인 시선도 한몫을 했다.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고, 또 팬들의 사랑으로 먹고 산다는 연예인도 결국은 직업군의 하나다. 현장에서 자신을 위해, 혹은 제 역할을 하고 해내는 스태프들의 노고에  감사는 커녕 공감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과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물론 모든 연예인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눈감고, 모두가 쉬쉬해줬던 갑질의 일반화가 아이린 사태 이후 어떻게 변화의 국면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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