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0월과 11월, 서울을 포함한 전국 6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연다. 오는 28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부산, 창원, 서울, 춘천에서 각각 개최되는 것으로 2018년 1월 첫 전국투어에 이어 2년 9개월 만이다.

쇼팽 콩쿠르 제패 이후 5년이 흐른 현재 조성진은 뉴욕 필하모닉 정기 연주회 데뷔, 베를린 필하모닉 재초청 공연, LA필하모닉 셀러브리티 시리즈, 시카고 심포니 피아노 시리즈 등 수 많은 주요 단체 시즌 브로셔에 등장한다.

특히 120주년을 맞아 엄선돼 기획된 위그모어홀 시리즈에도 당당하게 포함돼 있다. 공연뿐 아니라 음반에서도 화려한 성과를 자랑한다. 세계적인 음반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과 독점 계약을 맺고 있는 그는 클래식 연주자로서는 유례없이 모든 음반이 플래티넘을 달성했고, 올해 5월 8일 네 번째 정규앨범이 발매됐다.

이번 서울 리사이틀은 오후 3시와 7시30분 2회에 걸쳐 이뤄진다. 낮 공연에서는 슈만 ‘숲의 정경’,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을, 저녁 공연에서는 슈만 ‘유모레스크’,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연주한다.

낮 공연은 슈만 ‘숲의 정경’으로 시작한다. 조성진은 슈만 곡의 특징을 장조 속에 숨어있는 짙은 슬픔이라 한다. “(대부분이 ‘어린이 정경’을 좋아했는데) 저는 어렸을 때 ‘숲의 정경’이 더 좋았어요. 특히 마지막곡 ‘이별’은 곡 전체가 장조인데도 쳐본 곡 중에 슬프기로 톱5 안에 드는 것 같아요”.

두 번째 곡인 시마노프스키 ‘마스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연으로 접하기 어려운 곡이다. 평소 인터뷰에서 “뛰어난 작곡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던 조성진다운 선곡이다. 그는 이 곡의 매력에 대해 “감각적이고, 컬러풀하면서 드라마틱하다”고 답한다. “시마노프스키가 ‘폴란드의 드뷔시’라고 불렸던 만큼 이 곡은 음색이 다채롭지만 드뷔시보다 드라마틱하고, 귀에 확 꽂혀서 듣다 보면 계속 생각이 나요”.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은 올해 신보의 메인 수록곡이다. 음반 소개에서 조성진은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슈베르트를 꼽으면서 “이 작품은 다른 무엇보다도 환상과 상상, 그리고 아티스트의 자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저녁 공연의 전반부 오프닝곡인 슈만 ‘유모레스크’는 슈만의 대표작 중 하나다. 17살의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선보인 이후 9년 만에 다시 연주하는 곡이라 달라진 해석이 궁금하다. 이후 시마노프스키 ‘마스크’를 거쳐 피날레는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가 장식한다. 낭만주의 피아노곡의 절정이라 불릴 만한 이 곡은 초인적인 비르투오적 기교와 파워, 극적 전개를 끌고 갈 탁월한 감수성을 요구하는 대곡으로, 조성진이 갖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서울 공연의 티켓 예매는 22일(클럽발코니, 예술의전당 유료회원 대상)과 23일(일반 관객 대상)에 진행된다. 지역 공연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

사진=크레디아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