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를 내세운 월화드라마 세 편 '청춘기록'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18 어게인'이 높은 화제성 대비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보검, 김민재, 이도현 등 청춘 배우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고된 현실을 그려내는 이야기가 피로감을 안겨주는 모양새다.

월화 TV프로그램 시청률 순위에서 tvN '청춘기록' 6.8% 11위, JTBC '18어게인' 3.5% 29위,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2부 4.1%로 25위다.(TNMS, 전국가구 기준) 그나마 '청춘기록'이 10위에 근접해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진하다.

반면 프로그램 관련 화제성은 높다. TV화제성 조사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10월 2주차 기준, TV 화제성 드라마부문 1위는 tvN '청춘기록'이다. 이어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3위, JTBC '18어게인'이 4위에 올랐다. 출연자 화제성 역시 '청춘기록' 박보검이 1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박은빈과 김민재가 각각 3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OTT플랫폼과 다시보기 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TV 시청률이 이전보다 줄어들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화제성에 대비해 보면 시청률이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 

세 드라마 모두 박보검, 박소담, 박은빈, 김민재, 이도현 등 청춘배우를 내세운 로맨스로 팬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그러나 팍팍한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가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힘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내 삶도 힘든데 드라마에서도 힘들어야하나' 하는 심정으로 말이다.

'청춘기록'의 경우 스타 배우로 성장해가는 사혜준(박보검)과 그의 팬에서 친구, 연인으로 발전한 안정하(박소담)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혜준의 성장스토리와 알콩달콩 청춘 로맨스로 호응을 끌어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들, 각종 루머에 고통받는 연예인, 이로 인해 갈등을 겪는 연인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종편 드라마 시청률로는 성공적이라 볼 수 있지만 화제성 대비해서는 아쉽기도 하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역시 김민재와 박은빈 등 젊은 배우들을 주축으로 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박준영(김민재)은 세계적 피아니스트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끝임없이 상처를 받는다. 채송아(박은빈) 역시 스물아홉 늦은 나이에 바이올린에 도전하면서 무시받고 괴로워한다. 우정도 사랑도 위기에 놓이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대리만족 로맨스를 원한 시청자들에게는 답답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18 어게인'은 두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긴 하다. 멜로보다 가족애를 보여준데 초점을 맞췄다. 고교시절로 돌아간 홍대영(윤상현, 이도현)이 두 아이와 가까워지고 이혼한 아내 다정(김하늘)과의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김강현, 노정의, 황인엽, 서보민, 려운 등 조연급 배우들을 위주로 한 발랄하고 코믹한 장면들도 더했다. 

하지만 대영은 직장에서 해고됐고, 늦은 나이에 방송국 아나운서로 입사한 다정도 온갖 수모를 당한다. 현실의 고됨을 옮겨온 배경 설정이 공감과 거부감의 양면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세 드라마 모두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각자의 매력으로 작품성에서 호평받고 있고 열렬한 지지층도 확보했다.

작품 평가와 무관하게 시청률 추이만 놓고 본다면, 시청자들이 바라는 이야기가 뭔지 어느 정도 유추할 수도 있겠다. 고된 현실을 공감하는 것을 넘어서 대리만족의 설렘을 주는 이야기가 필요한 시점은 아닌가 싶다.

사진=tvN, SBS,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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