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쌀쌀한 날씨지만 얇은 외투를 걸쳐 입고 걷기 좋은 10월이다. 맑은 하늘을 보며 생활 속 걷기 운동을 하다 보면 코로나블루도 조금은 극복 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관광재단의 소개로 노원구 도심 속 각양각색 힐링로드를 알아본다.

# 나비정원, 산림치유센터, 유아숲 체험장...숲속 산책 '불암산 힐링타운'

불암산 자락 아래에 있는 불암산 힐링타운은 나비 정원을 시작으로 철쭉동산과 무장애 숲길, 산림치유센터와 유아숲 체험장을 조성하여 힐링을 테마로 한 복합단지로 거듭났다.

불암산 힐링타운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나비 정원을 만난다. 나비를 키우는 온실과 곤충학습관으로 이루어진 실내 전시관이다. 온실에는 식물 50여 종을 심어 나비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재현한 후 10여 종의 나비 7,000여 마리를 풀어놓아 사계절 내내 나비를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비정원 앞으로는 철쭉동산이 펼쳐진다. 동산 사이로 지그재그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느낄 수 있다. 나비정원은 매주 월요일 휴무니 참고해야겠다.

철쭉동산을 넘어가면 산림치유센터와 유아 숲 체험장, 옆으로는 데크로 이루어진 무장애 숲길이 이어진다. 산림치유센터에서는 산림욕을 하며 몸과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옥상에는 일광욕을 즐길 수 있는 벤치가 있다.

울퉁불퉁한 돌길 위해 데크를 놓아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게 만든 무장애 숲길도 있다. 약 2.1km의 길이로 산기슭을 요리조리 걷게 만든다. 무장애 숲길 중간 지점에 불암산의 바위 능선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조성 중이다.

# 폐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카페거리부터 불빛정원 야경까지 '경춘선 힐링타운'

지하철 화랑대역을 나오면 경춘선을 철거할 때 공릉동 일대를 보존해 만든 공원이 나온다. 철로가 놓일 때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꽃길과 숲길도 함께 보존해 가볍게 걸으며 옛 정취를 느끼기 좋다. 철길 주변 주택가에는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카페거리를 지나면 공릉동 도깨비시장이 나타난다. 시장이 일반적으로 넓은 평지에 형성되는 것과는 다르게 도깨비시장은 낮은 언덕을 따라 경사진 곳에 일자 형태로 길게 형성됐다. 독특한 구조 덕분에 시장 안을 걷는 재미가 있다. '만두장성' '명동 홍두깨 손칼국수' 등이 맛집으로 유명하다.

해가 질 때가 되면 구 화랑대역에 있는 노원불빛정원으로 이동해 야경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LED 조명을 통해 다양한 테마로 정원을 꾸며 사라진 화랑대역의 낭만을 되살렸다. 화랑대역 벽면을 스크린 삼아 상영하는 미디어파사드가 불빛정원의 하이라이트다. 불빛정원은 매주 월요일 휴무다.

# 경사도 8% 이하 순환산책로, 새롭게 떠오르는 '영축산 힐링타운'

영축산에 목재 데크를 설치해 경사도 8% 이하의 순환산책로를 만들었다. 안전 난간을 설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도록 만든 무장애 숲길이 있다. 현재 월계 꿈의숲SK뷰 아파트에서 월계 롯데캐슬루나 아파트까지 약 1.83km 길이의 구간이 완공돼 노원구의 힐링로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코스 대부분이 지그재그로 완만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며 숲을 즐기기 좋다. 정상의 전망대에 도착하면 불암산 아래 자리한 공릉동과 하계동의 풍경이 펼쳐진다. 데크를 걷다 보면 나무의 크기와 모양에 맞춰 데크 바닥에 구멍을 내어 나무를 통과시킨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 조선 왕실 내시와 궁녀들의 이야기가 잠든 곳 '초안산 분묘군'

영축산 힐링타운 근처에는 초안산이 자리 잡고 있다. 내시의 분묘가 많아 '내시네 산'으로도 불리며 조선 시대 양반부터 서민까지 다양한 계층의 무덤 약 1000기가 잠들어 있는 산이다.

산책로를 따라 산을 오르다 보면 곳곳에서 무덤과 문인석이 나타난다. 무덤들이 대게 궁궐이 있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 목이 잘린 문인석이나 깨진 비석 등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해발고도 114m 낮은 산이라 인근 주민들에게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초안산 아기소망길 코스는 아기를 가질 수 없었던 내시와 궁녀의 삶을 위로하면서 아기가 생기기를 소망하는 사람을 위해 조성됐다.

비석골 근린공원의 석물 전시장을 시작으로 여러 무덤이 모여 있는 잣나무 숲과 상궁개성박씨묘표를 지나 승극철 부부의 묘에 들렸다가 초안산 캠핑장에 있는 연리지 나무까지 이어지는 약 3km의 코스이다. 

# 서울 속 보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태릉&강릉에서의 가을 산책

태릉은 조선의 11대 왕 중종의 세 번째 왕비 문정왕후 윤씨를 모신 능이고 강릉은 조선의 13대 왕 명종과 인순왕후를 모신 능이다. 태릉은 소나무 숲이 특히 이색적이다. 다양한 형태로 휘어지고 꺾이면서도 하늘을 향해 높이 솟은 소나무들은 예부터 신비로운 숲으로 여겨질 만큼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최근 문화재청에서 조선왕릉 숲길을 정비하여 개방하였다. 각 왕릉별로 8개의 숲길을 코스로 연결한 길이다. 태릉과 강릉에도 불암산 자락의 능선을 따라 1.8km의 숲길을 이어 두 왕릉이 연결되도록 했다. 태릉&강릉 숲길에는 소나무와 참나무, 굴참나무, 단풍나무도 있어서 가을에 걷기 좋은 길이다. 조선왕릉 숲길은 10월 8일부터 11월 29일까지만 개방된다.

# 가을의 향연...만개한 수크령부터 홀로그램 음악분수, 당현천

당현천은 수락산에서 발원해 중계동을 지나 중랑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당현천 산책로는 노원수학문화관 앞에서 시작하여 중계역을 지나 중랑천과 합류하는 지점까지 약 2.6km 길이의 구간이다. 

산책로 옆으로 다양한 꽃을 심어 화사한 길을 만들었다. 봄철에는 양귀비, 여름에는 황화 코스모스 등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수크령이 구간마다 피어나있다.

지난 9월 만들어진 음악분수는 새로운 야경 명소로 거듭났다. 홀로그램을 이용해 분수 위로 다양한 영상 효과를 더한다. 음악분수는 노원수학문화관 앞에 있으며, 매일 저녁 7시부터 단 15분간만 운영하니 시간을 잘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또한 10월 23일부터 11월 15일까지 '2020 노원달빛산책' 등축제가 개최된다. 당현천 새싹교(수학문화관)~당현3교(어린이교통공원)까지 이어지는 약 2km 구간에 거리두기하며 200여 점의 등불이 전시될 예정이다. 점등시간은 매일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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