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눈높이가 날로 높아가는 요즘, 드라마와 예능에서 잘못된 고증과 현실과 딴판인 묘사는 질타받기 십상이다. 작품의 리얼리티와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있기에 제작진의 세심한 팩트체크와 준비가 필수다. 최근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옥에 티’는 무엇이 있을까.

사진=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가을 안방극장에 클래식 로맨스 바람을 몰고 온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작가의 지식 및 경험이 녹아들어 디테일까지 살린 현실적 묘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남자주인공인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 박준영(김민재)에게 중요한 갈등 요인인 차이콥스키 콩쿠르 도전에서 납득하기 힘든 상황을 설정했다.

2013년 쇼팽 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입상한 뒤 7년 동안 세계 각지를 돌며 연주 투어를 벌여왔던 준영은 후배 승지민이 같은 콩쿠르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공연계 내 입지가 좁아진다. 위기 타개책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을 목표로 유일한 스승인 유태진 교수(주석태)에게 콩쿠르 레슨을 부탁하고, 연습에 돌입한다.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 우승 혹은 준우승자가 7년 동안 프로페셔널한 연주활동을 벌이다가 콩쿠르 참가를 위해 레슨을 받는 경우는 넌센스라는 지적이다. 이미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젊은 거장’이 과거 교수에게 사사받는다는 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내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준비 중인 한 현역 피아니스트는 “프로그램을 연습하다가 난관에 맞닥뜨리거나 모호한 느낌이 들 순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스승이나 멘토에게 자신의 연주 녹음을 보내주고 코멘트 받는 정도”라고 전했다.

더욱이 콩쿠르 '심사위원 10명에게 7~8점의 고득점을 챙겨 입상한다'는 설정에 대해서도 “콩쿠르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고르게 받기위해 연주할 정신도, 상황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이 준비한 곡을 실수 없이 치는데 주력할 뿐이다. 압도적으로 탁월한 참가자가 있다면 일찌감치 우승이 예상되지만 보통은 결선에 오르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라 그날의 컨디션, 운 등의 요소에 좌우된다”고 덧붙였다.

사진=OCN '써치'

지난 17일부터 방영된 OCN 새 주말드라마 '써치'는 최전방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군과 관련한 고증에 있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으로 주인공인 말년 병장 용동진(장동윤)이 군사경찰 조사실에서 조사관인 대위에게 “예?”라고 되묻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반말을 하고, 욕을 중얼거리는 것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다.

반대로 말년 병장이 평소 생활에선 군기가 바짝 들어간 모습 역시 공감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또한 시체가 깨어나 달려드는 급박한 상황에서 유사시 군 보고체계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간부인 손예림(정수정) 중위가 전 남친 용동진 병장에게 휴대전화를 거는 장면도 쉽게 납득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사진=tvN '신서유기8' 방송캡처

예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신서유기8’ 2회에서 음악 장학퀴즈가 진행되는 가운데 갑자기 1회 전집 말하기 게임이 송출됐다. 방송사고에 대해 tvN 측은 자막을 통해 “방송사 사정으로 tvN ‘신서유기8’ 방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라며 “잠시 후 방송이 재개될 예정이다”라고 공지했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뒤늦게 방송이 재개됐지만 촬영분이 자막 없이 전파를 타 시청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방송 후 '신서유기8' 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편집 지연 문제로 시청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신서유기'를 지켜봐주시는 시청자 분들과 출연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추후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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