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뤄질 수 없는 짝사랑만큼 슬픈게 어디 있을까. 뮤지컬 '베르테르'는 가슴 시린 사랑이야기에 감정을 한껏 동요시키는 클래식한 넘버를 가득 채웠다. 여기에 캐릭터와 '찰떡'인 배우들의 힘이 더해져 감성뮤지컬다운 매력을 뽐낸다.  

20주년을 맞은 '베르테르'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화훼산업도시 발하임을 배경으로 롯데를 사랑하는 베르테르의 이야기를 그린다. 결혼한 롯데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베르테르, 그런 그의 마음에 흔들리는 롯데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유발한다.

편지 형식으로 된 원작을 극화시켰기에 단편적이고 시적인 분위기가 '베르테르'만의 장점으로 다가온다. 18세기 쓰여진 원작, 20년 전 탄생한 뮤지컬임에도 촌스럽거나 시대적 거리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를 담았기에 여전히 관객의 공감을 이끈다.

'베르테르' 성공의 열쇠는 베르테르와 롯데를 연기하는 배우들에 있다. 규현은 5년만에 다시 베르테르 역을 맡았다. 그 사이 다수 뮤지컬을 소화하면서 기량이 성장한만큼 이번 무대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특유의 발라드 감성 가득한 목소리는 절절한 그리움과 사랑을 표현하는 베르테르 역에 제격이다.

처음 롯데 역에 도전한 김예원도 마찬가지다. 여리여리한듯 청아하다. 섬세하게 떨리는 목소리가 더욱 감성을 끌어올린다. 무대 위 베르테르 뿐 아니라 관객도 반하게 만든다. 그외 알베르트 역의 박은석, 카인즈 역 송유택, 오르카 역 최나래, 캐시 역 수하 등도 캐릭터에 맞는 다양한 보컬로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극을 채워준다, 

화훼산업단지를 배경으로 하는만큼 꽃과 관련된 무대 장치가 많다. 특히 '숭고한 사랑' '짝사랑' 등의 의미를 담은 해바라기가 핵심으로 사용된다. 베르테르의 비극적 운명과 함께하는 해바라기 퍼포먼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베르테르 역에는 엄기준, 규현, 유연석, 카이, 나현우가 번갈아 선다. 롯데 역은 김예원과 이지혜, 알베르트 역 박은석과 이상현 등이 참여한다.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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