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전 직원들이 아이들 폭행은 없었다고 했지만 섬에서는 아이들 유해 흔적이 발견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광복절을 맞아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40년간 운영된 선감학원의 실체를 파헤쳤다. 1960년대 부랑아 정책으로 선감도에 선감학원이 만들어졌고 수많은 아이들이 죽거나 피해를 봤다. 피해생존자들은 “매로 엄청 맞았다” “발가벗기고 잠을 자게 했다”고 증언했다. 선감학원은 지금 텅 비어있는 상태다. 방 1개당 수용인원은 30여명. 제대로 아이들이 눕지 못해 칼잠을 자곤 했다.

하지만 눈을 붙이자마자 악몽이 또 시작됐다. 피해생존자는 “간부급 원생들이 나이 어린 아이들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해생존자도 “칼을 보여주니 아무 말도 못하는 거다”고 말했다. 섬 곳곳에는 선감학원 건물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섬에 다시 간 피해생존자는 “노인네가 돼서 어린 시절 악몽을 이야기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근심에 빠졌다.

제작진은 선감학원에서 근무했다는 사람을 만났다. 전 선감학원 직원은 “울화가 치밀었다”며 “폭행 등은 일절 없었다. 자식처럼 사랑했다”고 주장했다. 생존자의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이어 “가정 있는 애들은 받지를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전 선감학원 직원도 “어떻게 애들을 곡괭이로 때리나. 이발도 가르치고 재봉도 가르치고 다 했다”고 전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피해생존자는 선감도에서 유명했다는 ‘선감도 카스테라’에 대해 “들어보지도 먹어보지도 못했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1964년 한 신문에는 선감학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적혀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감학원은 아이들이 집에 보내달라고 하는 부탁을 거절했다. 걸식을 안 한 아이들도 원아명부에 걸식을 한 것으로 기록됐다.

1956년 선감학원 취재를 했던 이창식 전 기사는 “애들을 수용해놓고 도에서 지원받는 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무비라면 연필이나 사무용품에 쓰는 돈인데 너무 많이 들어갔다”며 “운영비도 마찬가지였다. 꽁보리밥에다가 호박국 정도라니. 그 정도의 예산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노역으로 벌어들인 수익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섬 토박이라는 주민은 선감학원 원장, 부원장들에 대해 “도둑놈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주민은 “원장이 대통령이었다. 면장보다 위였고 파출소장도 꼼짝 못했다”고 했다.

죽은 아이들은 선감도 산에 묻혔다고 한다. 또한 시신을 묻는 일도 살아남은 아이들의 몫이었다. 가마니에 둘둘 말린 채 장례 절차없이 차가운 땅에 묻힌 이들. 누가 왜 죽었는지, 몇 명이 묻혔는지 알 수 없었다. 제대로 된 기록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남은 건 생존자들의 증언 뿐이었다. 4600여명 원생 중 공식적인 사망자 수는 26명이었다. 제작진은 특수장비로 땅 속을 확인했다. GPR 탐사기로 조사한 결과 유해로 예상할 수 있는 표시가 계속 발견됐다.

2년 전 선감학원 유해발굴에 참여한 박선주 교수는 “그 안에 130~140구 이상이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2016년 암매장된 유해 1구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30츠 파니까 유해 흔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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