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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노트] "책임통감"한다는 FNC, 늑장대응 반복→알맹이 없는 입장문

기사승인 2020.08.12  16: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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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아발 ‘AOA 지민 괴롭힘 사건’이 종결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연예계 특히 10대 때부터 아이돌이라는 특수한 구조에서 자생해야 하는 멤버들에 대한 부실한 관리실태로 논란의 불씨가 옮겨붙었다.

사건은 지난달 초 발생했다. 2019년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만료로 AOA를 탈퇴한 권민아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폭로전에 나선 것. 권민아가 수차례에 걸쳐 인스타그램을 통해 게재한 글들을 요약하자면 자신이 AOA 활동 기간인 약 10년동안 리더인 지민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극단적 시도까지 했다는 내용과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CI

그간 침묵하던 권민아를 자극한 건 욕설 메시지였다. AOA 탈퇴 후 권민아에게 돌아선 일부의 어긋난 팬심이 지속적인 악플이나 비방으로 이어졌던 것. 이에 권민아는 두서없는 글로 불안정한 정서를 드러내면서도 실시간으로 폭로를 이어나갔다. 결국 이튿날 지민을 비롯한 AOA 멤버들과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찾아가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FNC엔터테인먼트의 수동적인 태도였다. 피해를 주장하는 권민아 혹은 가해자로 지목된 지민과의 대화가 우선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렇다 할 입장 없이 하루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이 사이 팬들마저 양측으로 갈라서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나 권민아가 “에프엔씨도 끝에 다 얘기했어요”라고 언급한 상황으로 미뤄볼 때 적어도 탈퇴 시점에서는 AOA 내부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책임을 회피하기란 쉽지 않다.

사진=싱글리스트DB

알맹이 빠진 “책임통감”…피해는 아티스트 몫

이번 사태 관련 FNC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공식 입장문은 지민의 AOA 탈퇴 소식이었다. FNC는 지민이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지 않은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사과문이라기에는 소속 아티스트 케어에 실패한 본인들의 잘못이 정확히 무엇인지가 빠져 있다. 여기에 피해자에 대한 공감 부재, 구체적인 변화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진정성 없는 반쪽짜리 사과문의 피해는 아티스트에게로 향했다.

권민아는 AOA 멤버들을 ‘언팔’한 일이 주목받자 설현, 찬미 등 지민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들 역시 “방관자”였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드라마 ‘낮과 밤’ 촬영 중인 설현을 두고 일부에서 하차요구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사자들간에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확인할 길은 없으나 표면적으로라도 소속사나 해당 아티스트가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없으니 사건은 한달 넘게 현재진행형이 됐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FNC, 우선은 묵묵부답? 의혹 키우는 '침묵'

꼭 FNC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몇년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많은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연예계를 떠났다. FNC만 놓고 보자면 2018년 엔플라잉 권광진 팬 성추행 및 교제 의혹, 2019년 씨엔블루 이종현의 유튜버 개인 메시지 사건, 같은 해 FT아일랜드 최종훈마저 정준영 등 지인과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연예계를 은퇴했다.

물론 개인의 일탈을 소속사 탓으로 돌릴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대처 방식이 각종 의혹 양산으로 이어진다는 게 문제다. 사태 파악을 위한 여유시간이 아닌 2~3일간의 연락두절, 묵묵부답 등 ‘시간끌기’ 후에야 짧은 몇줄 글로 입장을 대신하는 패턴이 무한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언론매체에 대한 보도자료 배포도 대대적으로 기사화되기 힘든 심야, 휴일에 자주 이뤄진다.

결국 FNC는 권민아의 폭로 발생 한달 만에야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AOA 멤버들 역시 비난과 오해에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으나 권민아의 건강회복이 우선이라고 판단,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는 것이 FNC 측 주장이다.

물론 FNC 말대로 “조목조목 해명과 반박, 시시비비를 공개적으로 가리는 것은 되레 자극적인 이슈만을 양산할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들이 바란 건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일이 아니였다. 개인의 의지인 폭로는 막을 수 없었더라도 전후에 부풀려질 대중의 상상력을 위해서라도 사실 확인, 소속사 대응 방침 등 응당 빠른 대처가 필요했다.

사진=싱글리스트DB

권민아, 정말 옳은 방식이었나

권민아가 지난 10년 동안 AOA 내에서 받았을 심적 고통을 누구도 쉽게 헤아릴 수는 없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가늠할 수 없는 상처고, 응당 피해에 대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해소 방식이다. 현 소속사에서 밝혔듯 권민아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고 이로인해 작은 불씨만 당겨져도 곧바로 인스타그램에 폭로글이 올라왔다.

본인 역시 이런 폭로의 여파가 발생할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이슈거리를 제공했고, 당연히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권민아가 지목한 괴롭힘의 주대상은 지민이었지만 폭로 과정에서 방관했다고 지목한 타 멤버들 역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사태가 길어지고 권민아의 폭로가 2차, 3차 계속되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권민아가 그토록 강조했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했는지, AOA 멤버들을 망신주고 끌어내리기를 원했는지 본질이 흐려졌다. 이제 권민아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며 더이상의 폭로전을 멈출 의지를 보여줬다. 이번 사태로 수천, 수만이 보는 연예인의 SNS가 어떤 파장을 만들어내는지 모두가 여실히 깨달을 계기가 됐다.

강보라 기자 mist.diego@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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