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변호사 살인사건에 한회장과 김씨의 연결고리가 중요한 단서로 떠올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21년 만에 재수사가 시작된 ‘제주 이 변호사 살인사건’을 청부한 의뢰인의 실체를 파헤쳤다. 청부 의뢰를 주장한 범인임을 부정했고 1998년 A 제주도지사 후보 불법선거 양심선언 그리고 유탁파가 이 변호사 살해 원인으로 떠올랐다. 이 변호사의 노트북에 증거가 남아있을지 제작진이 분석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조차 20년 넘은 노트북의 데이터를 캐내기 힘들어했다. 사건의 해결 실마리에 노트북 안에 있을까. 하지만 이 변호사 당시 사무장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변호사의 노트북에서 단서가 될만한 메시지는 발견하지 못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제작진이 걸어온 길이 끝까지 가야할 경로인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길로 가야 목적지에 닿을지 아니면 두 길 모두 가는 게 제대로된 여정인지 알 수 없었다.

제작진은 다시 김씨와 통화를 시도했다. 김씨는 “선배한테 그 친구(갈매기)가 오더를 받고 얘기를 듣고 나한테 한 얘기를, 그걸 말해줄 수 있다는 거죠. 선배가 누구인지는 내가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화가 난다. 내가 ‘그알’에 연락했나”라고 했다. 그가 도대체 왜 고백을 시작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김씨는 한 호텔에서 나이트클럽 싼타마리아를 운영했다고 했었다. 제작진은 김씨의 과거 행적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호텔과 이 변호사의 흔적이 남아있을 수 있었다. 호텔의 운영법인 대표이사가 이 변호사였다. 사망 1년 전의 일이었다. 창업주 백회장에서 한모씨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법적 문제가 생기자 이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이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이 변호사와 김씨는 함께 했었다.

백회장은 한회장에게 경영을 맡겼다. 그런데 한회장이 들어오고부터 소유권 문제가 생겼다. 소송이 시작되면서 모든 결정권은 한회장에서 이 변호사에게 넘어갔다. 한회장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김씨가 언급했던 사람이었다. 이 연결고리가 이 변호사의 죽음을 설명해줄 수 있을까. 당시 호텔 관계자는 “한회장은 제주도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싼타마리아를 하려는 욕심으로 그랬겠지. 깡패가 나이트 사장이 꿈인데 그걸 안 했겠나”라고 주장했다.

호텔 관계자가 전 유탁파 조직원을 불렀다. 조직원은 “나는 진짜 어이없는게 우리가 8명이 손가락을 단지하기로 했다. 쿠데타 한번 일으키다 실패하고. 징역 가게 되면 누가 먼저 갈거냐 의논을 해야하는데 아무도 몰라. 단독으로 한 거야”라고 했다. 김씨는 한회장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까. 김씨는 “한회장 이름이 왜 나왔죠?”라며 과거 제작진에게 한회장을 이야기했던 걸 까먹고 있었다.

김씨는 “한회장이 미국으로 도망갔다”고 했다. 이 변호사 사망 6개월 뒤의 일이었다. 이 변호사와 한회장이 마찰을 겪었다는 게 당시 수사내용에도 있었다. 한회장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제작진은 미국 한인식당에서 한 남자가 소동을 벌인 사건을 알아냈다. 소동의 주인공은 한회장이었다. 제작진은 결국 한회장을 만나게 됐다. 그는 “이 변호사 얼굴 세 번 본 게 끝이다”고 하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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