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시청률 35.7%, ‘미스터트롯’이 막을 내린지도 어느덧 5개월이 가까워 오고 있다. 전 연령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트로트 열풍에 각 방송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부에서는 ‘배끼기’, ‘짝퉁’이라는 조롱도 잇따랐지만 저마다의 색을 찾아가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진화하고 있다.

한때 아이돌 데뷔나 신선한 보컬을 발굴하기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던 시기가 있었다. 허각, 서인국, 딕펑스, 로이킴, 장범준 등 숱한 스타들의 산실이 된 ‘슈퍼스타K’를 필두로 ‘K팝스타’ ‘위대한 탄생’ 등이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로까지 이어졌다. Mnet ‘보이스코리아’는 최근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며 화제성 면에서 선전했다. 이제는 이 프로그램들이 부재하는 자리를 트로트 장르가 대체하게 된 셈이다.

방송사 입장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화제성이나 시청률 면에서 어느정도 보장이 되는 안정성 있는 프로그램이다. 단 전국구 오디션은 스케일이 크다보니 제작 단가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한 장르에 국한될 경우 바운더리가 한정적이라는 문제도 있다. A프로그램 우승자나 참가자가 B프로그램에 재도전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MBC ‘최애엔터테인먼트’와 MBN ‘보이스트롯’은 변주를 통해 기존의 프로그램과는 그 결이 완전히 다른 포맷을 선보이고 있다. ‘최애엔터테인먼트’는 오디션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각 분야 레전드 아티스트가 프로듀서로 변신, 직접 멤버들을 발탁해 드림팀을 탄생시키는 것이 기획의 큰 틀이다. 첫번째 프로듀서가 된 장윤정이 발굴해낸 5명의 ‘최애 트로트 그룹’ 멤버들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스트로 MJ, 펜타곤 후이 등 현직 아이돌은 물론이고 옥진욱, 박형석 등도 선전하며 매방송 시간대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특히 이미 만들어진 실력자들의 모임이 아닌 프로듀싱 과정이 공개되며 성장형 트로트 그룹의 탄생기를 지켜본다는 재미를 배가 시켰다.

‘보이스트롯’은 기존의 오디션프로그램 틀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스타들이 참가자가 되어 매회 뜨거운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다.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는, 혹은 대세 주류에서 밀려나 빛을 보지 못하던 스타들을 다시 경연 무대에 끌어올린 것. 여기에 정동남을 비롯해 미처 몰랐던 가창력이 드러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런 반전에 힘입어 ‘보이스트롯’은 8.1%로 시작, 지난 방송 기준 11.7%까지 시청률이 수직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사진=MBN

물론 TV만 틀면 쏟아져나오는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에 염증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르기 힘든 방송사 입장에서 한동안은 트로트 프로그램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MBC는 하반기 ‘트로트의 민족’, KBS는 ‘트롯전국체전’을 준비 중에 있다. 여기에 TV CHOSUN 역시 ‘미스트롯2’에 시동을 걸며 치열한 ‘트로트 맛집 쟁탈전’이 예상된다. 작지만 큰 차이, 포맷의 신선함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진행한다면 지금의 이 트로트 열풍이 조금은 더 길게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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