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 등으로 유명한 거장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이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환상영화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11일 온라인 특강을 가졌다.

사진=BIFAN 제공

프리드킨 감독은 이를 위해 환상영화학교 학생들에게 미리 질문을 받고 선정도 했다. 특강은 제24회 BIFAN 상영작 다큐멘터리 ‘윌리엄 프리드킨, 엑소시스트를 말하다’의 알렉산더 O. 필립 감독이 질문하고 프리드킨 감독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프리드킨 감독은 “최근에 단선적인 서사의 아시아 영화를 많이 본다”고 했다. 아시아 영화에 대해 “(내러티브의) 큰 줄기는 하나로 두고 덜 중요한 요소 몇을 덧붙이는 품격있는 소박함이 있다”고 했다. “요즘 할리우드 영화들은 대부분 여러 대의 카메라를 끊임없이 숏을 바꿔서 하는 방식”이라며 “영화가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정신 산란한 앵글 바꾸기가 됐고 그게 스타일로 돼 세계 감독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엑소시스트‘를 통해 관객이 무엇을 느끼기를 바랐냐는 크리스 용린 푸 말레이시아 제작가의 물음에 “감동과 행복을 느끼기를 바랐다”고 했다. “엑소시즘은 ’엑소시스트‘ 이후 호러 영화의 메인스트림이 됐는데 새로운 장르(호러)의 개척자가 된 기분이 어떤지”에 관한 김진현 감독의 질문에 대해서는 “호러 장르에 영향을 끼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사진=BIFAN 제공

그는 “관객들이 우리가 구축한 인물들을 평범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필립 감독은 “프리드킨 감독은 ’엑소시스트‘가 호러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프리드킨 감독은 “몇 년씩 걸리는 작품에 관한 관심 유지를 어떻게 하느냐”는 양석영 감독의 물음에 “모든 걸 바쳐서 몰입한다”고 밝혔다. “전념할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어떻게 완수하느냐”라면서 “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사람이고 원하는 완성물을 내기 위해 최선책을 찾는 사람”이라고 했다. “내 일의 중요성을 의심한 적이 없다”면서 “영화감독의 일이라는 건 하루하루가 모험”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은 남다른 이력과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1939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부터 2000편 이상의 TV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이후 영화로 전업해 1967년 ’좋은 시절‘로 데뷔했고 ’프렌치 커넥션‘으로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각광받았다. 이후 ’엑소시스트‘ ’마법사‘ ’광란자‘ ’리브 앤 다이‘ ’킬러 조‘ 등의 작품에서 화려한 촬영 기교, 뛰어난 구도의 화면, 서스펜스를 조직하는 세련된 스타일, 몰입감을 선사하는 세부묘사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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