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해자 A씨가 직접 피해 심경을 토로했다.

사진=피해자 SNS

2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지난달 26일 발생한 이른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 피해자 A씨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A씨는 여전히 신원불명인 가해 남성에 대해 계획적 범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서울역에 오면 보통 목적이 있어서 들어오지 않냐. 그런데 그 범인은 이상하게 열차를 타거나 상점에서 카드를 결제한 내역이 없다고 들었다. 가방을 들고 있거나 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50분께 공항철도와 연결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쪽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A씨에게 모르는 남성이 다가와서는 의도적으로 어깨를 세게 부딪히며 욕설을 했고, A씨가 '지금 뭐라고 했냐'고 묻자 그 남성은 기다렸다는 듯 주먹으로 A씨의 왼쪽 광대뼈를 가격했다.

당시 안경을 쓰고 있던 A씨는 "깊은 흉터가 남을 수 있는 외상이 생겼고, 세게 맞는 바람에 잠깐 기절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건 당시 다른 각도에서 범인을 찍은 CCTV는 확보됐지만, 폭행이 일어난 것은 CCTV 사각지대인 탓에 폭행 장면을 담은 영상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의도적으로 어깨를 부딪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욕을 하고 가격했다는 것, 하필이면 CCTV 사각지대가 있는 곳에서 그랬다는게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제가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은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명확히 있고, 목격자 진술도 확보해 놓은 상태고 제가 용의자의 얼굴도 똑바로 쳐다봤기 때문에 인상착의도 확실했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에 경찰분들이랑 같이 CCTV로 다른 앵글에서 찍은 범인의 CCTV 화면을 보면서 이제 인상착의 확인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폭행당한 곳에) CCTV가 없어서 가해자가 잡혔을 경우 발뺌을 하거나 쌍방폭행을 주장하면 내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걱정이 된다. 제가 왜 마음 졸이면서 살아야 되는지 그게 좀 굉장히 억울하고 슬프다"고 털어놨다.

가해 남성의 인상착의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가해자는 30대 초중반 정도의 남성, 키는 178에서 180정도다. 얼굴은 조금 하얀편이고 쌍꺼풀이 있었다. 당시 흰색 면 티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살짝 웨이브가 있는 헤어스타일이었다"며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보이는 그냥 30대 평범한 남성이라 더 참담하고 무섭다"고 전했다.

현재 A씨는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이 없으면 밤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이런 사건이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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