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후 연예인 이효리가 프로듀싱 능력에 예능감까지, 특급 활약을 선보였다.

MBC ‘놀면 뭐하니?’ 혼성그룹이 베일을 벗었다. 우선 영입 멤버는 이효리, 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올 타임 레전드들이다. 지난 30일 방송은 유재석과 이효리, 비의 만남만으로 1시간을 꽉꽉 채운 재미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간헐적으로 연예 활동을 해오기는 했지만 ‘놀면 뭐하니?’ 혼성그룹 활동을 위해 소속사 계약까지 했다는 이효리의 예능감이 꽃을 피웠다.

이효리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그간 ‘효리네민박’ 등에서 보여준 소길댁은 온데간데 없이 진한 메이크업과 하이힐 차림을 선보인 것. 유재석은 “너 오랜만에 연예인같다”라고 감탄했지만 이효리는 이내 계단을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려오며 “힐을 너무 오랜만에 신어가지고”라고 힘겨워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에스팀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이효리는 잠시 언급한 계약 내용만으로 여전한 브랜드파워를 엿보게 했다. “계약서에 ‘이 아티스트에게 아무 것도 시킬 수 없음’”이라는 조항이 있다는 것. 계약금을 생략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연예인에게나 주어지는 조건은 아니였다. 그럼에도 불구, 레인컴퍼니 수장인 비조차 “본인하기 나름인데 효리 누나 정도면 저 같아도 하고 싶은데요”라며 이효리를 욕심냈다.

유재석은 이날 이효리를 “가요대상과 연예대상을 둘 다 수상한 유일한 연예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혼성그룹 활동을 위한 회의에서 이효리는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과 유쾌한 입담까지 더하며 ‘왜 이효리여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앞서 ‘무한도전’ 가요제부터 이어져온 것처럼 유재석은 경쾌하고 신나는 비트의 음악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효리는 “요즘에는 고음치고 이런 것보다 느낌적으로야 그럴려면 신효범 언니가 나와야 한다니까”라고 이효리를 설득시켰다. 프로듀서로도 활동하는 비는 이효리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옛날에는 강렬하고 멋있는 임팩트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몇몇의 아티스트를 보면 거의 래퍼들이 멜로디성 있는 라임을 많이 부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지르는 것 자체가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라고 힘을 보탰다.

그룹을 구성하는데 있어 이효리의 날카로운 분석도 보태졌다. 이효리는 “그런데 오빠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오빠의 포지션이 지금 애매해”라며 ‘놀면 뭐하니?’의 주축인 유재석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뛰어난 멤버들로만 구성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과 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그룹활동 전반에 대한 확고한 자기주장이 있는 이효리의 주장에 비는 “이럴거면 이효리와 아이들로 해요”라고 했지만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19금 입담도 압권이었다. 비가 별 생각 없이 이효리-이상순 커플의 '부부생활'을 닮고 싶다고 말하자 "니가 우리 부부생활을 알아? 우린 사막이야. 휑해~"라며 "니넨 어떠니? 촉촉하니?"라고 되물어 비를 혼비백산케 만들었다. 

특히 10~20대 시청자들은 이효리가 박문치, 기린을 알고 있다는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뉴트로 음악을 잘 만들어줄 사람에 대한 고민에 빠지자 이효리는 “박문치, 기린같은 되게 핫한 친구들이야”라고 언급했다. 박문치는 그룹 엑소 수호의 ‘사랑, 하자’, 강다니엘의 ‘인터뷰’ 등을 공동 작곡한 작곡가 겸 가수다. 특히 ‘뉴트로 천재’로 통하기도 한다. 기린은 90년대 느낌의 뉴 잭 스윙 장르의 힙합을 추구하며 확고한 음악 스타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효리의 활약은 단순히 ‘올타임 레전드’ 가수로서의 한계에 그치지 않았다. 유재석이 언급했 듯 ‘유일무이한 가요대상, 연예대상’ 수상자답게 예능감까지 보여준 것. ‘국민남매’ 유재석과의 케미는 물론이고 방송에서 12년만에 만난다는 비와의 토크에도 막힘이 없었다. 특히 웃음을 담당하는 황광희를 향한 애정어린 구박이 이어지자 '마더효레사'로 변신, 챙겨주기도 잊지 않았다.

한편 ‘놀면 뭐하니?'는 고정 출연자 유재석이 릴레이와 확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유(YOO)니버스'를 구축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MBC ‘놀면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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