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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네오클래식★ 이루마, 안락한 선율로 코로나블루 잠식

기사승인 2020.05.31  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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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는 뉴에이지 혹은 네오클래식 카테고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다. 그가 지난 22일 EP앨범 ‘룸 위드 어 뷰(Room with a view)’를 발매했다.

유니버설뮤직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내놓는 첫 번째 음반이다. 앞서 봄 감성을 가득 담은 디지털 싱글 ‘룸 위드 어 뷰’,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는 ‘선셋 버드(Sunset Bird)’를 연이어 선공개해 리스너들의 귀를 호강시켰다. 신보 타이틀곡 ‘룸 위드 어 뷰’는 가장 개인적이고 편안한 공간인 ‘나의 방’에 머무르는 시간이 주는 익숙함과 따뜻함을 담아냈다.

역삼동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지하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루마는 “방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익숙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나른함, 혼자 있는 시간에 찾아오는 여러 소소한 감정들을 피아노 선율에 담았다”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 곡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늘 익숙한 공간에서 조금은 지루한 시간이 찾아오더라도 그 공간 안에 배어 있는 여러 추억들, 문득 미소 짓게 만드는 주변의 작은 소리들에 한 번 집중해 보길 바란다”며 “스쳐 지나가던 작은 것들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그 순간, 제 음악이 그 익숙한 것들을 둘러싼 배경 음악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곡은 지난해 8월 공연차 들렀던 이탈리아 남부지방인 마티나 프랑카의 숙소에 머물던 날 만들어졌다. 주변에 올리브나무가 무성한 그날, 지중해의 냄새를 실은 햇살은 눈부셨다. 유토피아적 풍경에 취해 있을 때 불현듯 ‘룸’이란 주제로 새 앨범을 꾸미자란 생각이 스파크를 만들었다.

“고전영화 가운데 ‘룸 위드 어 뷰’란 작품이 있어서 좋겠다고 여겼는데 공교롭게 코로나 상황과 맞물렸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자기 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힘겨운 현실을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 거죠. ‘선셋버드’의 경우 제 곡들 중 새를 주제로 한 작품이 꽤 있어요. 새가 있는 사진도 음반에 많이 사용했고요. 미스터리한 존재잖아요. 어디로 날아갈까, 어떻게 날 수 있을까, 늘 궁금증을 유발하는 오브제였죠. 바라봤을 때 시원하고 꿈속에 있는 느낌도 들고요.”

런던 유학 시절, 기숙사가 있던 남서부 서비턴 지역 방에서 바라봤던 해 질 무렵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이 오버랩됐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 창밖 풍경, 새든 인간이든 하루의 고된 일상을 마치고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제 삼아 선율로 만들어내고 싶었다.

“친근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좋았어요. 누구에게도 침해당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 공간을 떠올리기를 원했어요. 제가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해요. 밖에 있으면 불안하고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느 순간부터 인간관계에서 상처도 입고 그러다 보니 더욱 그래지는 거 같아요. 정말 친한 이들은 밖에서 만나기보다 작업실로 오라고 해서 만나고 그러거든요.”

이외 음반에 담긴 ‘베릴랜즈 로드’는 늘 집으로 가기 위해서 걸었던 길, 산책했던 길, 많은 이들을 만났던 길을 소재로 한 곡이다. 길 위에 우람하게 팔을 내민 사과나무들 풍경이 절로 느껴진다. 첫 곡인 ‘프렐루디오 알 벤토(바람의 전주곡)’는 코티자 저택의 창문을 열고 느꼈던 바람 냄새를 표현했다. 싱그러운 나무 향, 오래된 칠 냄새, 메탈 프레임의 차가운 냄새가 서정적 멜로디에서 스멀스멀 풍겨 나온다.

클래식, 뉴에이지뿐만 아니라 힙합가수, 아이돌 가수, 팝 뮤지션, 독일 뮤지션 등과도 협업을 주저하지 않았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내면의 색깔을 끄집어내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음악이 고파졌을 때 또 다른 결의 뮤지션을 통해 이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뎌불어 대상과 함께 맞춰서 작업을 하는 게 신선하고 재밌었다.

“‘이루마=피아노’란 틀에 박힌 도식이 싫을 때가 있어요. 다양한 음악을 쓰는 작곡가란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어요. 전 트렌디한 음악도 너무 좋고 EDM도 좋아해요. 요즘 대세인 트로트 가수가 곡을 써달라고 해도 작업할 용의가 있어요. 우연히 트로트를 접했는데 노래를 너무들 잘 하시더라고요. 어떤 사람이든 나와 작업하고 싶다고 하면 언제나 오픈마인드로 접근하려고요. 곡을 더 많이 발표하고 싶기 때문이죠. 40대의 나이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음악으로 남기고 싶은 욕심인 거죠.”

원래 대중적 음악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음악을 하고 싶다는 양가적 욕망을 품고 지내왔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도 행복하지만 뮤지션들에게 인정받는 것은 엄청난 성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례가 될 수 있는 음악, 오래 남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자기장에 머물러 있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 된다. 오케스트레이션 앙상블 위주의 3장짜리 정규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다. 광화문에서 만났던 동안의 미소년 느낌이 났던 20대 피아니스트는 세월이 흘러 불혹의 아티스트로 탈바꿈해 있었다. 그가 나즉하게 건넸다. “멋있게 보이기보다 편하고 대신 깊이 있는 음악, 그런 감정이 지금 40대의 감정인 거 같아요.”

◆ 에필로그, 어바웃 빌보드

이루마는 2011년 발매했던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으로 빌보드 클래식 부분 앨범차트에서 역주행에 성공, 10주가 넘도록 차트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11년에도 앨범 2장이 한꺼번에 차트인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2위와 5위에 올랐죠. 이번엔 장기간 1위라 저도 신기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듣고, 연주해주고 계시는구나 싶어서. 유튜브에 제 ‘키스 더 레인’ ‘샤콘느’ ‘리버 플로즈 인 유’ ‘메이비’를 자신만의 호흡으로 연주해서 동영상으로 많이 올리고 또 방송, CF 등의 배경음악으로 빈번하게 사용되더라고요. 아무튼 어마어마한 결과라 굉장한 영광이죠. 더 좋은 음악을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어요.”

사진= 권대홍(라운드테이블)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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