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1부터 100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던 앨범이라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해요. 큰 기대감 보다는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니 가볍게 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더걸스의 멤버 유빈이 그간 몸담았던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떠나 독자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CEO로서 신생 소속사 르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유빈은 이후 첫 행보로 디지털 싱글 ‘넵넵(Me TIME)’을 발매하며 ‘제 2의 음악인생’에 첫 발을 내딛었다.
‘넵넵(Me TIME)’은 ‘네’라고 하기엔 왠지 눈치가 보이는 사람들, 이른바 ‘넵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위로 송 같은 곡이다. 이제는 대표지만 역으로 직장인들이 공감할만한 소재로 곡을 쓴 것에 대해 유빈은 “JYP에 있으면서 배웠던 걸 지금 스스로 하면서 느낀 게 많다. 제가 오히려 배워가는 게 많을 정도로 베테랑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름만 대표지 부하가 아닌가 싶다”고 털어놨다.
“진짜 ‘넵넵’을 많이 하고 있어요. 문득 ‘내가 ‘넵’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구나’하고 공감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일을 할 때 ‘넹’을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오히려 지금 ‘넵’을 많이 써서 공감을 하기 때문에 썼던 가사예요. 예전에 박진영 피디님과 JYP 식구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셨는지 실감하게 됐고, 더 감사하게 됐어요. 지금 이 순간들을 겪으면서 진짜 좋은 회사에 있었다는걸 실감하게 된 순간들이었어요.”
유빈의 솔로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빈은 JYP에 있던 당시에도 ‘도시여자’, ‘#TUSM’을 발매했던 바 있다. 하지만 ‘넵넵’을 통해 그려진 유빈은 그간의 모습과는 다소 달랐다. 실제 유빈은 원더걸스 활동 당시에도 ‘걸크러쉬’의 이미지로 대표돼 왔다. 하지만 ‘넵넵’은 장르부터 힙합인 만큼 유빈의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감성이 담겼다.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다 보니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때까지 냈던 곡들도 그 당시 즐겨듣는 음악의 장르를 생각하면서 ‘이런 걸 해 보고 싶다’고 도전했던 거예요. 이번에도 지금 제가 가장 푹 빠져있는 장르와 분위기, 콘셉트를 녹여서 만들었어요. 또 원래 어른스러운 타입은 아니에요. 허당이고, 농담도 좋아하는데 혹시나 팀 이미지에 폐를 끼칠까 말을 많이 안했죠. 그러다 보니 ‘걸크러쉬’라는 수식어 달아주셨는데, 이제 혼자라 제 마음대로 하다 보니 이게 다 튀어나오나 봐요.(웃음)”
유빈은 ‘넵넵’을 통해 ‘자유로움’과 ‘해방감’, 그리고 이를 즐기는 모습 담으려고 노력 했다고 전했다. 또 한편으로는 ‘집순이’인 자신의 특성을 녹이려고 했다고. 유빈은 “많은 분들이 시국인 만큼 제 노래로 스트레스를 푸셨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가지를 담아 봤다”고 설명했다.
독립 후 첫 컴백인 만큼 같은 원더걸스 멤버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유빈은 이번 신곡을 들은 원더걸스 멤버들의 반응을 묻자 “‘유빈언니 스럽다’더라”라고 답했다. 자신에 대해 잘 아는 만큼 ‘우리가 알던 언니의 모습 그대로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그는 “예은이도 최근에 앨범을 냈다. 그 앨범도 너무 좋았다. 서로 계속 응원하고 있다”고 변함 없는 우정을 과시했다.
“원더걸스 활동을 할때부터 서로의 취향이 확실했어요. 선미도 지금 하고 있는 음악 같은 느낌을 좋아했고, 예은이나 저도 그랬죠. 혜림이도 그렇고 각자 취향 확고해서 서로의 솔로 앨범 봤을 때 ‘선미 스럽다’, ‘예은이 스럽다’, 하는 생각이 당연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본인이 하고 싶은 걸 구현해내는 모습이 더 멋있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용기를 내서 계속 할 수 있었어요.”
현재 원더걸스 멤버들은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혜림을 비롯한 원더걸스 멤버들과의 콜라보 가능성에 대해 유빈은 “가능성은 다양한 것 같다. 저도 ‘이것만 할 거야’라는 주의가 아니다. 다 열어놓고 흘러 가는대로 하려고 하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돼서 스케줄이 맞는다면 하고 싶다. 색다른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너무 즐거운 작업일 것 같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전했다.
유빈이 이번 활동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이미지 변신’이었다. 그간 원더걸스 유빈이 갖고 있는 걸크러쉬 매력이 아닌, 유빈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즐거운 사람’이라고 떠오르기만 해도 “이번 활동은 성공”이라는 것이 유빈의 생각이었다.
“제 노래를 들었을 때 유쾌하고 재밌다고 느껴줬으면 좋겠어요. 또 저에 대해 ‘같이 밥 먹어보고 싶다’, ‘같이 스트레스를 풀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어요. 제 노래를 통해서 이어폰으로나마 갑갑한 일상들에서 해소되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드리는 것이 목표예요.”
야심차게 준비한 신곡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불가피하게 활동에 제약이 생겼다. 이런 변수에도 유빈은 “아쉽긴 한데 집순이라 랜선으로도 충분히 잘 즐길 수 있다”며 웃었다. 실제로 만나지 못하더라도 랜선으로 대중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고. 비슷한 시기 쟁쟁한 경쟁자들과 함께 컴백 대전을 치르는것에 대해서도 유빈은 ‘무한 긍정’ 에너지를 발산했다.
“많은 분들과 같이 활동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재밌고 즐거워요. 저와는 다른 색이기 때문에 컴백 무대가 많을수록 재밌는 것 같더라고요. 화려하잖아요. 방송을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재미있고요. 저도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즐거운 마음이 커요.”
사진=르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