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이 2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시즌2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28일 tvN 2020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연출 신원호/작가 이우정/이하 ‘슬의생’)이 12부작으로 제작된 시즌1을 마무리한다. 당초 시즌제로 제작된 ‘슬의생’은 재정비를 끝내고 시청자들 곁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미 4월말 이번 시즌 촬영을 끝내고 휴식에 들어간 배우들은 오는 11월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영을 앞둔 11회차 방송에서 ‘슬의생’은 자체 최고 시청률인 13.1%을 기록했다. 첫방송 6.3%으로 시작해 2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시즌 종영을 맞이하게 된 셈. 하지만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응답하라 1988’ 이후 약 4년만에 함께 한 작품인만큼 시청률 추이를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느 드라마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지만 과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던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 절반의 성공으로 남은 주 1회 편성

‘슬의생’은 주 1회 편성이라는 모험을 시도했다. 물론 주 1회 편성의 드라마가 ‘슬의생’ 이전에 없었던 건 아니다. tvN은  ‘막영애’, ‘식샤를 합시다’, ’톱스타 유백이’,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주 1회 편성으로 선보여 왔다. ‘슬의생’의 경우 2014년 ‘잉여공주’ 이후에 6년만에 tvN 목요드라마가 부활한 경우에 해당한다.

신원호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주 1회 편성에 대해 “모든 드라마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치솟는 제작비 환경에서 바뀌어 가는 노동환경,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주 2회 제작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했다”라는 고민을 전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이 주 1회 편성으로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은 눈치다. 관계자에 따르면 ‘슬의생’ 역시 쪽대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주 2회 편성의 드라마들과 마찬가지로 촬영 당일이나 하루 전날 대본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다 보니 초고가 나오고 계속해 탈고가 이루어지며 신중을 기하다 보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주 1회 편성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시청률이냐, 혹은 시청률 상승 포인트를 편성 때문에 놓쳐버린 게 아니냐는 의견으로 갈린다.

 

♦︎ 넘쳐나는 등장인물, 시즌제 빅픽처VS미흡한 갈무리

병원이라는 공간의 특수성, 그리고 주인공 다섯 사람이 각 과 교수들이다 보니 ‘슬의생’에는 수많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매 에피소드마다 인물의 볼륨이 달라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몇몇 캐릭터들은 후반부에서 아예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휴먼스토리에 중점을 둔 스토리 전개에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이 사이에 주인공들의 러브스토리가 혼재되며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슬의생’ 속 러브라인은 크게 네 개로 나뉜다. 송화(전미도)를 둘러싼 익준(조정석)-치홍(김준한)의 삼각관계, 석형(김대명)을 향한 민하(안은진)의 짝사랑, 롱디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준완(정경호)과 익순(곽선영), 사제의 길과 겨울(신현빈) 사이에서 고민하는 정원(유연석)이다.

주 1회 편성이다 보니 방송 시간이 결코 짧은 편은 편은 아니지만 병원 내의 이야기와 러브라인을 두루 다루다 보니 허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커플을 향한 뜨거운 시청자들의 반응은 높은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각 캐릭터마다 애정을 쏟아온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특성상 시즌1에서 미처 다 활용하지 못한 인물들이 다음 시즌을 위한 빅픽처가 아닐까,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 그럼에도 신원호X이우정, 캐릭터 맛집 ‘슬의생’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의 중심에 섰던 전미도를 비롯해 ‘슬의생’은 신선한 얼굴들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구현해냈다. 지난해부터 열일 행보를 보여주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안은진은 물론이고 문태유, 하윤경, 조이현, 배현성, 신도현, 윤혜리 등이 그 주인공. 비단 시청자들에게 아직 낯선 얼굴일 뿐만 아니라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인물들을 그려내며 호평까지 이끌어냈다.

수혜주는 기존에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도 포함된다. 조정석이라는 배우 특유의 연기력이 익준이라는 ‘인싸’ 캐릭터에 덧입혀져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여기에 매회 삽입되는 OST로 보컬 조정석의 가치 역시 입증하며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차가운 이미지 때문에 줄곧 장르물에서 러브콜을 받았던 신현빈 역시 ‘슬의생’으로 장겨울이라는 인생캐를 만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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