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를 뚫고 개봉하는 ‘침입자’가 한국영화계를 살릴 수 있는 첫번째 구원투수가 될까. 송지효, 김무열의 강렬한 변신, 결말로 갈수록 몰입감을 높이는 시나리오가 관객들을 불러들일 ‘침입자’의 강점이다. 

# 1PICK: 송지효 X 김무열, 보는 이들의 마음속으로 침입

‘침입자’를 이끄는 송지효, 김무열의 시너지가 영화의 맛을 더욱 살린다. 송지효는 예능에서 보여줬던 이미지를 벗고 두 얼굴의 캐릭터로 변신했다. 때론 따뜻하다가도, 때론 한없이 섬뜩한 송지효의 모습이 스릴러 퀸의 탄생을 알린다. 특히 김무열과의 대면할 때도 눌리지 않는 포스를 뿜어내 집중도를 높인다.

김무열의 연기도 압권이다. ‘악인전’에선 앞뒤 없이 달려드는 형사였다가, ‘정직한 후보’에서는 코믹 반전 매력을 선보인데 이어 ‘침입자’로 불안한 심리를 가진 캐릭터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소리 지르거나 화를 내는, 폭발적인 감정 표현도 많지만, 그 사이에 섬세한 표정과 행동 변화, 더듬는 말투 등 디테일적인 것들을 놓치지 않는다. 이로인해 서진(김무열)이 유진(송지효)을 의심하는 게 맞는건지 아닌건지 헷갈리게 해준다.

# 2PICK: 엑셀은 천천히 밟고, 마지막에 세게!

영화는 우진이 20여년 만에 잃어버린 동생 서진을 찾으면서 사건이 진행된다. 아내를 잃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서진은 유진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유진은 진짜 동생인 듯 아닌 듯 그의 앞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침입자’는 가족간의 문제로 끝나는 영화로 보인다. 시작은 예상 가능한 루트로 진행되지만 결말로 다가갈수록 반전의 향연이 펼쳐진다.

촬영과 편집에서 오는 스릴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시나리오로 긴장감을 뿜어낸다. 이에 시각적으로 다가오는 스릴러의 불안한 감정을 덜하다. 다만 끝으로 갈수록 고리가 맞춰지는 사건들이 짜릿한 맛을 선사한다. 송지효, 김무열 뿐만 아니라 예수정의 한방도 영화에 큰 임팩트를 준다. 특히 서진과 유진의 심리가 처음, 끝이 서로 뒤바뀌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 3PICK: 낯선 존재도 가족이 될 수 있다? 물론!

‘침입자’는 스릴러 안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이 필요한 존재와 가족이 있지만 빈자리를 느끼는 존재. 서진은 유진이 등장한 뒤 가족에게서 버림을 받기 시작한다. 유진은 낯선 존재지만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다. 이렇듯 영화는 가장 소중한 사람도 쉽게 잊혀질 수 있고 낯선 사람도 가까워질 수 있는 인간관계의 아이러니함을 말한다.

손원평 감독은 이 점을 파고든 것처럼 보인다.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중요함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을 수 있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가장 자신의 비밀을 말하기 싫어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존재일 수 있다. ‘침입자’는 그런 가족의 모습을 담으며 진짜 가족의 소중함을 조금이나마 드러내려고 한다. 러닝타임 1시간 42분, 15세 관람가, 6월 4일 개봉.

사진=‘침입자’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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