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성훈은 ‘나 혼자 산다’와는 다른 모습을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어했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몰입도였다. 이병헌, 조진웅 등 롤모델을 꼽으면서 한국 배우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듯 본인도 좋은 배우가 되고 있다는 욕심을 조금이나마 드러냈다.

“저는 연기하면서 관객분들의 몰입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존경하는 선배님들 작품을 보면 제가 집중할 수 있도록 연기하시니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객분들이 저한테 빠지게 만드는 게 연기할 때 중요한 과제인 거 같아요. 저는 예전부터 이병헌 선배님을 항상 존경했어요. 조진웅 선배님도 마찬가지였어요. 한국 배우들의 연기는 이제 전세계에서 알아주잖아요. 할리우드 배우를 롤모델로 꼽는 시대는 지난 거 같아요.”

‘기생충’과 K팝의 전세계 인기는 성훈을 놀라게 했다. 성훈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가 피부로 느낀 한국 문화의 인기는 대단했다. 성훈은 연기뿐만 아니라 디제잉, 노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알리고 싶어했다. 로이방의 노래를 다시 한번 들을 날이 오는걸까.

“해외활동을 하면서 한국 문화의 인기를 피부로 느꼈어요. ‘기생충’이 오스카를 받고 난 후 해외에 나간 적은 없지만, 이전에는 배우들의 파워가 세졌다는 것보다는 K팝이 제대로 터졌다는 걸 체감했죠. 팬미팅 마무리는 디제잉으로 하는데, 아무리 좋은 곡을 틀어도 K팝 한곡이면 되더라고요. 특히 아부다비는 저희와 문화 자체가 다르잖아요. 여성분들이 히잡을 쓰고 오시고요. 이분들과 같이 놀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정말 제가 간 곳 중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잘 노시더라고요.”

“요즘 디제잉은 따로 연습 안해요. 비트 매칭은 다 하는데. 새로운 스킬을 연구하지 않는 이상은 따로 연습하는 게 좋은 건 아닌 거 같더라고요. 게임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배틑 그라운드, 콜 오브 듀티. 그리고 신곡 발표 시기가 된 거 같아요. 아무도 모르게 로이방이 아니라 ‘R’로 이름을 만들려고요. 음원도 안 낼거고 CD로만 내서 판매처도 줄일거예요.(웃음)”

성훈은 연기에 대한 갈증이 목 끝까지 차오른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산업이 올스톱돼, 성훈은 천천히 다음 연기를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에 이어 성훈이 어떤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을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저는 연애할 때 눈치를 많이 봐요. 그 사람의 감정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스타일이죠. 어떻게 보면 피곤한 남자죠? 요즘 연애에 관심이 없기 보다는 당분간 안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나이를 이만큼 먹었으니 가슴 아픈 사랑도 해봤죠. 그렇다고 사기를 맞은 건 없어요.(웃음)”

“기존 작품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부분이 갈증으로 남아있어서 칼을 갈고 있어요. 마침 그런 류의 작품이 들어오기도 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작품이 밀리긴 했지만, 굳이 새로운 모습이 아니더라도 연기 자체에 욕심이 난 상태에요. 10년차여서 핑계대거나 물러설 이유도 없고요.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간에 제대로 된 걸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예능하는 배우들에게 제일 좋은 칭찬은 ‘예능이 연기 아니야?’라는 말이거든요. 그런 말을 들어보고 싶어요.”

사진=강철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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