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돌아와요 부산항애’ 이후 3년 만에 성훈이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동안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며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그가 3월 25일 개봉한 판타지 로맨스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예능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맹활약했기 때문에 대중이 성훈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카페 알바생이 소원을 이뤄주는 책을 만나고 난 뒤 카페 마스터와 썸을 타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성훈이 맡은 승재라는 캐릭터는 카페 마스터로,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때로는 버럭하다가도, 때로는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보여준다.

“김정권 감독님과 이 작품을 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어요.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한편의 수필 같은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하셨죠. 그 말씀처럼 시나리오가 쉽게 쉽게 넘어갔어요. 고민할 필요없이 가볍게 볼 수 있었죠. 제가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 등에서 센 캐릭터, 전개가 빠른 이야기에 참여하다보니 가볍게 흘러가는 작품도 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는 카페 알바생 소정(김소은)과 제가 맡은 카페 마스터 승재의 썸 이야기를 다루죠. 김소은 배우는 워낙 베테랑이셔서 저한테 잘 맞춰주셨어요. 나이는 제가 더 많은데 경력은 소은씨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죠. 소은씨는 20년차, 저는 10년차. 촬영 기간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좋은 배우, 스태프분들을 만나서 행복했어요. 누구하나 짜증도 안 냈거든요. 타이트한 스케줄이 오히려 팀워크를 다지게 만들었어요.“

성훈은 승재에 빠져들었다. 승재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온 작품과는 다른 결의 ‘사랑하고 있습니까’로 성훈은 새로운 매력을 드러낸다. 불같은 승재의 모습도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 관객들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를 찍으면서 승재라는 캐릭터가 편안하게 느껴졌어요. 저도 어렸을 때 승재처럼 조금 까칠했거든요.(웃음) 제가 낯을 많이 가려서 주변 분들이 그렇게 느끼신 적이 많더라고요. 승재는 남자다움이 있죠. 승재를 연기하면서 가끔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찍으면 속이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승재는 처음엔 버럭남 콘셉트가 아니었어요. 제가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했나봐요. 평범하지 않은 카페 마스터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죠. 촬영 당시에는 승재 이미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는데, 요즘 세상에서 사장이 소정 같은 알바생에게 갑질하면 안되잖아요. 영화를 보면서 살짝 걱정이 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후회하진 않아요. 승재의 불같은 성격을 보여준 다음, 시간이 지나면서 승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객분들이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을 거 같으니까요.”

‘나 혼자 산다’를 빼놓고 성훈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이시언, 헨리의 영화가 방송을 탄 만큼 성훈도 멤버들이 자신의 영화를 보고 웃음을 터뜨릴 거라고 예상했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됐다. ‘나혼산’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인정하는 성훈은 배우로서의 인기도 얻고 싶어했다.

“제가 ‘사랑하고 있습니까’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요. ‘나 혼자 산다’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제 연기가 예능에 가려 잘 안 와닿는다고 하셔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나혼산’ 멤버들의 반응은 물어보고 싶지 않아요. (이)시언이형, 헨리 영화를 볼 때 저희가 어떻게든 작품으로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영화 캐릭터가 캐릭터로 보이지 않는거죠. 시언이형의 팔자걸음, 헨리의 짠한 장면을 보면 웃음이 터져버려요.(웃음)”

“‘나혼산’은 정말 저한테 고마운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잘 묻어가는거 같아. 저는 최대한 마지막까지 의리를 지키려고 해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예전보다 작품 시나리오 들어오는 게 많아졌어요. 이때 욕심부리기 보다는 진짜 제대로 한방 보여줄 수 있는 걸 최대한 찾고 있어요. 배우, 감독 등의 인지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실력이 다 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강철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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