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참사는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유령선’은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의 스핀오프로, 세월호 참사가 누군가에 의해 사건 조작됐다고 주장한다. 영화는 설득력 있는 가설과 증거들로 보는 이들을 그날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 1PICK: 세월호 참사 사건 파헤치기, 누구나 쉽게 이해할 디테일

‘유령선’은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누가, 어떻게, 왜 조작했는지에 대해 합리적 의심과 과학적 가설로 증명하는 추적 다큐멘터리다. AIS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관객들은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유령선’은 복잡하게 느껴지는 단어, 숫자, 자료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날, 바다’에서 보여준 3D 이미지 등은 ‘유령선’에서도 이어진다. ‘유령선’에서 중국인이 AIS 자료를 조작하고 내레이션을 하는 오프닝 장면은 극영화를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는 이런 픽션, 논픽션 요소들을 절묘하게 엮어 세월호 참사 사건 조작의 이면을 파헤친다.

# 2PICK: 짧지만 강렬하게! 조작 가설 핵심만 전달

‘그날, 바다’가 11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었다면 ‘유령선’은 그것에 절반도 안되는 48분짜리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AIS 기록 조작 이외에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이야기, 정부의 반박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제작진이 추적한 내용만을 다뤄 불필요한 감정 유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만큼 ‘유령선’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AIS 기록 조작 의심부터 사건을 파헤치는 단계들이 확실하다. 항로 기록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설명하며 어떻게 조작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유령선’은 제작진의 자료 조사 결과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드러낸다.

# 3PICK: 정우성→박호산 내레이션, 세월호 6주기에 우리는?

정우성은 ‘그날, 바다’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세월호 참사의 이면을 들려줬다. 이번엔 박호산이 나섰다. 박호산은 단호한 어조로 제작진의 입장을 대변한다. 마치 검사, 변호사가 법정에서 이야기하듯 박호산의 말엔 힘이 실려 관객들을 스크린에 집중하게 만든다.

‘유령선’은 세월호 참사 6주기에 맞춰 개봉한다. 영화는 감정적으로 호소하기보다 보는 이들을 강하게 밀어붙인다. 6년 동안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로 울고 고통을 받았다. ‘유령선’은 그들의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처럼 진실 추적에 나선다. 김지영 감독과 제작진이 앞으로도 숨겨진 진실을 찾아낼 수 있을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러닝타임 48분, 12세 관람가, 4월 15일 개봉.

사진=‘유령선’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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