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시즌2에서 가장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 인물은 바로 중전 아닐까. 시즌1 당시 연기력 논란을 극복하고 시즌2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어낸 김혜준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1년 전의 혹평은 시즌2 공개와 함께 호평으로 바뀌었다. 자칫 슬럼프에 빠질만도 했지만 김혜준은 이를 가뿐히 털고 작품에 집중했다.

“제가 보기에도 (시즌1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제가 하고있던 다른 작품에도 지장이 가는거 같더라고요. 앞으로의 다른 작품을 위해서라도 떨쳐내고 빨리 개선시켜서 (시청자들에게) 피드백을 드려야겠다 싶었어요. 중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해주시고, 발전된 제 모습을 알아봐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시즌2 준비하면서 1보다 중전이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선택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알차고 단단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비단 김혜준의 연기력에만 호평이 쏟아진 게 아니었다. 이전의 중전이 아버지 조학주(류승룡)의 꼭두각시처럼 비쳐졌다면, 시즌2에서는 개인의 욕망을 드러내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발돋움했다. 이에 시즌2 반전을 불러온 ‘빌런 끝판왕’에 등극했다.

“중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님께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욕망을 숨기고 아버지의 말을 듣는 척,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하셨어요. 저만 (그 사실을) 알고있는 상태로 표현을 했어요. 시즌2에서는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게 된 거 같아요”

사실 전작들만 봐서는 김혜준에게서 선뜻 악역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귀여운 인상 때문에 영화 ‘미성년’에서는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 연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킹덤’에서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김은희 작가가 표현하고 싶어하던 ‘핏줄’에 대한 욕망은 물론이고, 왕권에 대한 탐욕까지 가지고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표현됐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지금까지 봐왔던 악역들의 전형화된 모습보다는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화장도 좀 연하게 중전을 더 어려보이게 했어요. 뒤통수를 치는게 임팩트로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셔서 귀여운 얼굴을 선택하신 게 아닌가 싶어요. 작가님이 제 얼굴을 좋아해주세요. 앳되고 가만히 있으면 뚱하고 그런걸 좋아해주세요”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처단하는 비정한 중전을 연기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현대물도 마찬가지지만, 유교사상이 강한 조선을 배경으로 딸이 아버지를 죽인다는 전개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런 중전의 변화를 가장 응원해준 것은 조학주 역의 류승룡이었다.

“시즌1 때부터 감독님, 작가님께서 중전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배웠던 것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질에 야망이 크다고 하셨어요. 호락호락한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아버지의 손바닥 위에서 주물러지는게 아니라, 손바닥 위에 있는 척 해주는 거다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대본이 나왔을 때 모두가 ‘헉’했어요. 류승룡 선배님은 준비하면서 진짜 멋있다고 하셨어요. 한국에 지금까지 나왔던, 그것도 사극에서 아버지를 이렇게 단칼에 죽이는 어린 아이가 어딨냐고요. 그런면에서 새롭고, 배우로서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인 거 같다고 응원해주셨어요”

생각지도 못한 중전의 반란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체적인 맥락을 떠나 여성 캐릭터인 중전이 자신의 욕망 앞에 떳떳한 대사들이 눈길을 끌었다.

“사회의 통념상 마음 속에는 있어도 겉으로 잘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중전들의 그런 대사들이 좀 짜릿했던 거 같아요.  살면서 다 한번쯤 느껴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사회적인 교육을 통해서 말하지 않게 되잖아요. 카타르시스를 느낀 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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