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시청률 21.7%, 케이블 드라마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간 tvN ‘사랑의불시착’(극본 박지은/연출 이정효)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단순히 시청률 높은 드라마에서 그치지 않고 매회 화제몰이에 성공하며 10~40대까지 폭넓은 시청자층을 자랑했다. 둘리커플(현빈-손예진), 구단커플(김정현-서지혜) 뿐만 아니라 5중대 대원들부터 육벤져스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고루 사랑을 받았다. 이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건 대체불가 존재감의 표치수였다.

“외모가 일단 한몫을 한 거 같아요(웃음). 제가 속해 있는 극단(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과 배우들을 좋아해주시는 캐스팅 디렉터 분이 계시거든요. 와서 오디션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정효 감독님을 두번째 만났을 때 표치수 역할만 발췌된 걸 읽으면서 카리스마 있고 무서운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대본을 받아보니까 제가 생각한 표치수는 아니더라고요. 하지만 더 매력이 있고, 감사한 배역이였어요. 부담도 있었어요. 극중에서 윤활유같은 존재기도 하고, 웃음코드도 있으니까요. 제가 웃기는 재주가 있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본인은 잘 웃기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에미나이’, ‘후라이 까지마라’ 등은 시청자들 뇌리에 이미 ‘표치수 유행어'로 박혔다. 극중 많은 캐릭터들이 수차례 사용했지만 유독 양경원표 ‘말맛’이 임팩트 있게 다가갔다.

“워낙 세리를 제일 많이 골리는 사람이 표치수니까 그렇지 않을까요? 에미나이가 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손한 말은 아니잖아요. 표치수라는 사람이 가장 쓰기 편했던 말인 거 같기도 해요. 뮤지컬 ‘로기수’(2016년) 북한말을 가리쳐주셨던 선생님이 ‘사랑의 불시착’에도 함께 하셨어요. 사실 ‘로기수’ 때 저는 멀티 캐스팅이라서 계속 북한말을 쓰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한번 뵌 분이다 보니 초반부터 적응하기가 편했어요. 아마 그런 부분이 연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포털사이트에는 양경원의 드라마 출연이 ‘사랑의 불시착’으로 기재되어 있지만, 이전부터 꾸준히 TV매체에도 출연해왔다. 이번 작품이 힘을 얻으며 ‘표치수앓이’를 하는 시청자들이 그의 출연작을 찾아내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런 사실을 알려주자 양경원 스스로도 “이걸 어떻게 기억 하시죠?”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루이틀 지나면서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요즘 마스크를 쓰고 다니거든요. 마침 강남역을 지나는데 그걸 알아보시더라고요. 제가 특이하게 생겼나요?(웃음). 어제도 와이프랑 쇼핑을 하러 갔는데 알아봐주셨어요. 현장에서는 은동(탕준상)이가, 집에서는 와이프가 인터넷 반응은 많이 서치해서 보여줬거든요. 그때는 실시간 업로드 속도가 엄청나구나 했는데, 실제 거리를 다니면서 방송의 힘이 대단하구나 느끼고 있어요”

처음에는 톡톡 쏘는 표치수가 마냥 웃겼지만, 어느 순간 동화된 시청자들은 “잘 생겼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며 나타난 현상에 양경원은 되레 수줍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제가 연기에 대한 옳은 방향의 고민을 시작할 때 쯤이었는데, 연출하시는 형이 ‘오 잘 생겼는데’ 하시더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지 했는데 그 배역으로 오롯이 보여질 때 그런 이야기를 하는거 같아요. 미남인 현빈씨에게 ‘잘 생겼다’라는 말과는 다른 의미인 거죠. 저한테 잘 생겼다라고 해주시는 건 이 배역처럼 보인다는 느낌인 거 같아요. 저한테는 진짜 찬사인 셈이죠”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라운드테이블(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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